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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지안 Jan 01. 2023

올해는 조금 더 내려놓고 살자.

마음속에 양식을 쌓아놓듯 기억과 감정속에 보약이 될 수 있도록

새해가 되었는데 웬일인지 정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올해를 번아웃이 올 정도로 열심히 살았냐고 물어본다면

' 그건 아니다 '



묵은 피로를 처리하듯 나가떨어질 듯 힘든 주말에는 특히나

몸도 마음도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 같다.




목숨 다 걸고 일했던 20대를 지나

목숨을 내놓을 만큼 아픈 30대를 살고 있다.

그래서 올해는 조금 더 내려놓고 살련다.





1. 누구나 열심히 산다.



열심히라는 기준은 각자 다르다.

미라클 모닝으로 시작해서 

정해진 업무 리스트를 꽉 채우고

운동을 다녀와서 명상으로 마치는 삶 일 수도 있고



집에서 아이를 보면서 하루 종일 집안일을 하고

자기를 돌볼 시간 없이 하루를 보냈다고 한다면 

그것도 열심히 산 것이다.

결과에 상관없이 수입에 상관없이 

자에게 주어진 일이 있다.

그것을 처리하는 과정은 

어떤 객관적인 기준에 상관없이

오롯이 자신만이 느낄 수 있는 십자가와 같은 고통으로 찾아온다.



그래서 삶은

누구도 재단할 수 없고 누구도 평가할 수 없다



자연인의 삶으로 산속에서 평온하게 살고 있다고 할지라도

오지에서 삼시 세끼 밥 지어먹는 것이 큰일이며 

작을 패고 집을 보수하고 먹을 것을 구해 오는 일 

자체가 힘들 것이다.

누구나 애쓰고 살고 있다. 

어떠한 결과가 있든 호흡하며 생을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누구에게나 고단한 삶이 아닐까 미루어 짐작해 본다.





편안해 보이는 삶도 그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고

고단해 보이는 삶도 그 나름대로의 보람이 있다.







2. 무엇을 쫓으면서 사는 걸까?




뼛속까지 각인된 '패배자로 살 수는 없어'라는 메시지가

속에서 올라올 때마다 불안해진다.

주위를 둘러보지 않은지 꽤 오래되었지만

곁눈질로 보아도 다들 꽤나 자리 잡고 사는 것 같아서 조급함이 밀려온다.



" 나는 이 나이 먹도록 이것도 하지 못했는데 어쩌지.. "



하나의 분야에서 자리 잡지도 못하고 

또 새로운 걸 시작하고

있는 내가 너무 무모해 보이기도 한다.




또 다른 성공을 향한 내 마음은 잡음이 들리고

주파수가 맞지 않는 라디오처럼 지지직 거린다.

열심히 달려가다가도 문득 멈췄을 때 채워지지 않는

갈증에 씨름해야 한다.



내가 좇고 있는 것이 신기루여서 그런 걸까?

내 힘이 부족해서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걸까?



실체가 없다고 해도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것

우리네 삶이다.



누구나 무언가를 바라보며 산다.

누군가는 목표라고 하고

누군가는 희망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소원이라고 한다.



그게 무엇이든 상관없다 살아갈 연료가 되고 힘이 되어준다면

또 하루를 견대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조금 더 내려놓고 살 것이다.

타인의 속도를 의식하지 않고

일의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최선을 다해

미소 지을 수 있을 조그마한 만족감이면 그걸로 족하다.




올 한 해도 잘해보자.

더 넓게 보고 풍성하게 바라보자.

그리고 많이 웃어보련다.

마음속에 양식을 쌓아놓듯 기억과 감정 속에 보약이 될 수 있도록



by 사자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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