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레시피
< 묵사발 >
1. 도토리 묵 400그람
2. 냉면육수 한봉지
3. 오이 1/3
4. 고춧가루
5. 설탕 1 숟가락
6. 식초 1 숟가락
통깨,참기름 약간
물 약간
여기저기 형편없이 얻어맞은 묵사발 같은 마음을 준비해 주세요.
그동안 흘렸던 눈물의 육수 한 사발이 필요합니다.
차갑고 냉정한 결심으로 모든걸 흘려보내겠다고 생각하고
묵사발 같은 마음에 냉정한 결심을 부어주세요.
뭐 마음은 묵사발이지만 겉으로는 좀 싱싱해 보여야죠?
멀쩡해보이는 척 오이도 데코레이션으로 넣어줍니다.
오늘은 기억하겠다는 각오로 고춧가루를 뿌려봅니다.
단 너무 많이 넣으시면 안되요. 내 속까지 다 뒤집어 지거든요.
약간의 각오면 충분합니다. 나를 묵사발로 만든 그날을 잊지 않기로 해요.
위로의 말(설탕)1스푼
시큼한 충고(식초) 1스푼
" 많이 힘들었겠구나."라는 위로도 필요하지만
"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어." 라는 충고도 필요합니다.
깨 약간, 참기름 살짝 뿌리며 주문을 걸어 봅니다.
난 또 꼬숩게 내 인생 살아가야지.
깨볶듯 살아가고 고소함도 느껴봐야지.
달고 짜고 시큼한 묵사발 완성입니다.
무슨 맛인지 모르겠던 이 맛이 익숙한걸 보니
이제는 인생의 맛이 뭔지 아는 나이가 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