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의 이유, 저 남자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

by 최지안

" 너는 휴대폰 사러 대리점도 가지 마 "

직장을 다니면서 들었던 말이다.



내 성격을 아는 사람들은 내가 어딜 가든

어수룩하게 덤터기를

쓸 것이라는 것을 잘 안다.


잘 속는 성격이라고 하면 맞을까?

순수하다고 해야 하나?

유전이라고 해야 하나?


사람을 잘 믿는다.

배신도 잘 당한다.


부모님 성향이 두 분 다 퍼주는 스타일이고

정작 자기 것을 챙기지 못하는 분들이시다.



그 모습을 보면서

" 나는 절대로 저렇게 안 살 꺼야!! "

라고 이를 갈았는데 돌아보면

나도 꽤나 사람들에게 많이 당하고 살았다.



마음의 벽을 쌓고

사람을 전적으로

믿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마음을 주고 싶은 사람에게는

어김없이 모든 걸 주고

의심하지 않는다.



이상하게 한 사람을 믿기 시작하면

내가 기대한 대로 그렇게 행동을 꺼라

철썩같이 믿는다.



결국 배신감을 느끼고 상처를 받고

혼자 나가 떨어진다.



배신감을 느끼게 한

사람도 문제지만



배신을 당했다고 느끼는 사람도

문제라는걸 이제는 안다.



배신에는 이유가 있다.

배신을 당했다고 느꼈을 때

상황을 잘 살펴보면



사람에 대한 신뢰 때문에

어떤 제안을 받았을 때

조건에 대해 제대로 살펴보지 않거나

제안에 대해 신중하지 못하다는

특징이 있다.



최근 정말 믿을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분에게 제안이 하나 들어왔다



자기 쇼핑몰에서 라이브방송을 50회 진행해

주면 업체연결을 해주겠다는 제안이었다.



모바일쇼호스트로 활동하려면

물건을 가지고 있는 업체에 영업을 해서

방송기회를 얻어야 한다.



많은 업체방송을 하고 있는

분이기에 믿을 수 있었다.



나랑 비슷한 점이 많다는 이유로

정말 밑바닥부터 성실하게 성공한

사람이라는 이유로 그 말을 찰떡같이 믿었다.



50회 정도 방송한 경력이 있으면

업체에 이력서를 넣어볼 수 있다고

나를 설득했다.



방송을 진행하는 샘플은

내가 구매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방송을 통해 판매된 제품에 대한

수수료만 받기로 했다.



45회 방송을 하면서 쇼핑몰은 활성화 되었고

알림을 받는 사람의 수가 2배 이상 늘어났다



무엇보다 방송한 제품 중에

하나가 대박이 나서

매출을 올리는 효자상품이 되었고

리뷰도 많이 올라왔다.



주4~5일을 꾸준히 성실하게 방송하면서

정말 돈을 생각하지 않고 진행한 결과다.



2달이 넘게 방송한 수수료는 15만원

" 그래 돈을 벌려고 한 건 아니니까 괜찮아. "



그런데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



내가 믿었던 쇼핑몰 주인장은

갖은 핑계를 대면서 업체를 소개해

주지 않았다.



그리고 난 다시한번 생각했다.



주위에서 얘기했던 말들이 맞았구나..

주위에서 나에게 현실에 대해 조언해

준 사람도 있었다.



" 아무리 경력을 쌓는다고 해도

누가 50회를 한 채널에서 방송을

무료로 해주니? 그 사람 쇼핑몰만

키워주는 거야..하지마 "



" 50회는 무슨 기준이야?

라이브방송 50회를 해야

이력서 넣는다는 법은 없어...

누가 정한 기준이라니? "



근데 난 50회를 채우고 싶었다.

어쩌면 업체와의 연결 하나만

바라보고 있었기에

그 약속을 철썩 같이 믿었던 것 같다.



뭐가 잘못된 걸까?

내 태도를 살펴봤다.



처음 나에게 50회 방송 제안을 했을 때

난 무조건 OK 했다.



왜 50회를 해야하는지

왜 기준이 50회 인지 물어보지도 않고

어떤 제품을 가진

업체를 소개시켜줄 건지



내가 노동을 한 댓가로

받는것들이 정당한지

따져보지 않은 것이다.


신중하지 못한 내 태도가 문제가

되었다는 점을 발견했다.



" 계약서라도 쓰고 시작할걸 그랬다 "

생각이 여기에 미쳤을 때는

이미 난 방송횟수를 거의 다 채웠고

내 방송을 토대로 키워진 쇼핑몰은

주인에게로 돌아갔다.





최근 이승기 사건 생각이 난다.

스승을 전적으로 많이 믿었기에

그 소속사에 대해서도 많은 걸

눈 감아 줬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이라도 정당한 노동의 댓가를

바란다는 말이 공감이 간다.



배신에는 이유가 있다.

배신 당했다고 말하는 사람의 태도가

신중하지 못했거나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무언가를 선택할 때 생긴다.



누군가를 믿고 일해보려는

사람을 이용한 사람도 당연히 잘못되었다.



쌍방에 문제가 있다.

배신감을 느끼게 한 사람도 잘못이 있지만

그 사람과의 관계를 선택 한 사람도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더 나이가 들면 내 생각이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다. 배신에 대한 나의 정의를 이렇게 마무리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