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라는 이름

용서 그리고 죽음(실제 장례식장에서 쓴 ...)

첫째날.

2021년 마지막 장을 넘길 어느 날

겨울이라 하기엔 따뜻했던 어느날.....

나는 계획된 업무를 하기 위해 논산으로 출장을 갔다.

약속된 김치찌개 전문점 왕성식당에서 웨이팅없이 맛난식사를 하기 위해 정신없이 업무를 보고 있는 데 042지역번호로의 낯선 전화번호가 핸드폰 화면으로 연신 찍히고 있었다.

아 후다닥 끝내야 약속 가는 데 .....

수신을 계속 거부해본다.

받으면 일을 중간에 하다 말것만 같아서.....

약속을 못 지킬 것 같아서 ......

계속되는 거부에도 발악하는 핸드폰 진동에 운전을 하다말고 받는다.

"여보세요?" ... "보훈병원입니다. 이**씨 따님 되시죠?" 건너편에서 나를 묻는다.

"네. 왜 그러시죠?"

"부친께서 11시29분부 사망하셨습니다"..

'이건 무슨 개소리지.... '

'갑자기?.....'순간 장난질도 적당히 좀 하지. 아님 전화를 잘못 걸었어도 이런 통화는 정말 토할 거 같은 역한 감정에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갑자기 무슨 일이시죠? 사망하셨다는 게 무슨 말씀이시죠? 전화 잘못 거신거 아녜요?"

"주민번호 54**** 이**씨 간암말기로 사망하셨습니다"

사람의 심장 펌프질이 이런 빠른 속도로 낼 수도 있다는 걸 처음느꼈다. 전력질주로 달릴 때만큼이나 ....이러다 터져버리겠다.

충격받기엔 너무 믿기 어려운 일. 세상이 예상대로 모두 돌아가는 건 아니지만 이게 진실이라면 이건 오답이다.

나이 69세. 요단강 건너 하이패스하는 것도 아니고

지금 세상과 연을 끊기엔 너무 어리자나.

저승사자의 착오겠지. 신줄 놓고 번지수 잘못 노크한 어느 저승사자의 잘못된 계산일거라 믿고만 싶었다.

.... 출장을 급히 정리하고 병원에 도착해보니 같은 날 돌아가신 분들은 이미 인계가 되어 장례상이 차려져있고 나만 늦었는 지 201호 장례식장만 내 캄캄한 마음처럼 조명 하나 켜져있지 않았다.

코로나로 인해 불이 켜진 후에도 한참이나 개미새끼하나 보이지 않았고 아버지를 평생 원망하고 미워하던 한 여인, 나의 어머니와 그리고 나 둘만 죽음이 내린 201호 식장에서 영정사진 속 환하게 웃고 있는 아버지를 허망하게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