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죽음, 다시 봄 생명
가는 이가 있어야 오는 이가 있듯
강천섬 유원지를 걷는 데
시원하지만 뺨과 귀를 애리는 바람에 아직 봄이 이른가 겨울이 떠날 준비가 덜 됐구나 싶었다.
인적 드문 곳곳에 전혀 생명력이라곤 찾아볼 수 없이 말라비틀어진 나뭇가지들을 보며 봄내음을 꿈꿔본다.
하늘은 눈부시게 시리지만 푸른 빛깔로 나를 내려보고
나에게 아직 기다려라 다 봄의 때가 있으니 조급하게 오라 하지 말고라고 하는 듯
더 세찬 바람들만 온몸 가득 감싸준다.
때가 오긴 오겠지.
힘들었던 21년도 가고
더 이상 코로나로 또는 다른 이유들로 아플 일들이 없길 바랬는 데 주변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서 또 다른 시련을 준다.
그것이 더욱 가깝기에 더 깊은 칼로 깊숙이 온몸 가득히 더 고통스럽게 들어온다.
누구를 원망해야 할까 결국 선택한 죄로 모든 결과는 그것이 비관적이든, 희망적이든 나에게로 귀결되는 걸.
철저히 내가 죽고 죽어야 또 다른 나로 태어날 수 있듯이
이 차디찬 겨울이 죽고 죽어야
봄빛 찬란한 푸르른 녹색 포근함과 애 녹음이 올 텐데.
아직
겨울은 때를 다 놓지 못하고
봄이 다시 살아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렇게 또 버티고 버티고 있나 보다.
아버지께서 쉽게 삶을 놓지 못했던 것처럼
그냥 그렇게 겨울도 쉽게 죽음을 맞이하긴 어려운가 보다.
22년 봄을 보고 가시고 싶어 하셨는 데
21년 놓지 못했던 겨울의 삶의 끈을 끊고 가신 지도 두 달이 지나버렸네.
고통스러움은 벗어났으니 따뜻한 봄을 맞이하며 그곳에서 지내시길
겨울이 죽은 뒤 봄이 다시 태어나듯
고통의 죽음 뒤 다시 새 생명으로 이 세상 어딘가에서 태어나셨길
강천섬에도 새 생명이 꿈틀대고
다시 마주하게 되면 애쓰는 저 싹들이
활짝 꽃 피우길
따스한 22년의 봄을 기다리며
섬 바람과 함께 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