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라는 이름(2)

용서와 죽음(실제 장례식장에서)

2일째날.

영안실에 모셔진 온기없는 사람을 냉장고 같은 데서 꺼내보여준다.

원래 추웠던 것인지 차가운 곳에서 나와서 그런 지 낯빛이 왜 그리 푸르스름하던 지

만지면 내 손가락마저 바로 얼어버릴 듯한 느낌으로 아버지는 조용히 잠을 청하듯 누워계셨다.

곧 저 세상으로 떠나려고 다른 삼베 옷을 입고 얼굴만 곱게 내미시고 온 몸은 칭칭 누가 감아놨더라. 아버지가 그렇게 피부가 곱더라 엄마와 나는 눈도 제대로 감지 못한 아버지의 눈을 조용히 감겨드리고 안내자에 따라 조용히 차가운 몸에 터치를 한다.

건드리면 부서질듯한 아가의 몸을 만지듯....

안내자가 아버지께 마지막으로 얘기를 하라는 데 엄마와 나는 서로 짠듯 아무 얘기가 없다.

속으로 엄마는 무슨 생각을 하셨을 까....

나는 펑펑 울 수도 없다. 담백하게 보내드려야 망자가 편히 떠날 수 있다기에 ... 그리고 엄마가 참고 계신 게 보이기에 마냥 슬픔을 슬픔으로 표현할 수가 없다. 아니 슬픔보다 더 슬픈 단어가 있다면 쓰고 싶은. 그래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이라는 얘기가 있는 것 같다.

이 시간이 가면 다시는 보지 못할 얼굴.....

내가 이승을 떠나야만 다시 만날 사람. 그 마지막을 이승에서 바라다본다. 누구는 그랬다. 염할 때 쓰러질 수도 너무 힘든 과정이라고. 망자를 직면하는 순간과 입관하는 그 모든 과정들이....

그 이쁜 얼굴마저 가려지고 태극기천과 금색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천이 겹쳐져 아버지를 아가를 안듯 부드럽게 감싸고

저렇게 아버지가 작으셨던가 자그마한 나무 상자에 부드럽게 안내자들이 모신다. 그렇게 작디작게.....

어릴 적 아버지는 나에게 우상이었다.

멋진 군인이셨고 강하게 이 나라와 우리들을 지키는 강한 사람.... 나라를 위해 헌신하셨고 열심히 살아오셨던 분. 나에겐 히어로이자 롤 모델이었다. 그래서 나또한 그렇게 이악물고 아버지 얼굴에 먹칠하지 않기 위해 열심히 살았던 것 같다.

아버지께서 다시 냉장고 같은 곳으로 들어가신다. 추우시겠다 많이..... 엄마가 작게 읊조리신다.

이상하게 눈물이 안나온다. 너무 슬퍼서 그런건가. 가슴속은 찢어질 거 같고 뜨거운 게 울컥울컥 올라오는 데 울 수 없어서인지 눈물이 매말랐다.

그렇게 아버지를 놓고 식장으로 돌아와 멍하니 또 바라본다. 생전사진을......좀 더 건강하실 때 찍어둘 걸. 그러고보니 영정사진 하나 찾기 힘들만큼 우리에겐 함께한 시간이 없었지. 무심하기도 하지. 좀 많이 찍어놓을 걸...


향이 꺼지면 안된다는 안내자말에 따라 계속 곁을 지키다 지켜쓰러진 엄마와 사진 속 아버지를 번갈아본다. 아버지를 곧 따라가겠다는 어머니.....

정신차리라고 불같이 성내고 달래고 반복하기를 여러번..... 혈관성 치매 초기 증세를 보이시는 엄마는 언제 그런 슬픔이 있었냐는 듯 이른 새벽 식사를 맛있게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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