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이다. 자꾸 뒤척이다 옛 사진들을 뒤적거려본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3개월 전쯤 마지막으로 등산 가서 따온 밤이다. 그래서 암에 걸리셨다고 해도 등산 가실 정도로 괜찮을 것이라 생각했다. 간암은 그렇게 급하게 안 좋아진다는 것을 돌아가실 때가 돼서야 알았다.
미리 마음의 준비를 했고 미워했기에 돌아가셔도 나는 슬프지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했었는 데 막상 부고를 들었던 날은 믿기지 않았고 장례를 치르고 부친의 빚 처리로 슬퍼할 겨를이 없이 시간은 그렇게 흘렀다. 미국에 있는 동생이 얼마 전 아버지 생각으로 울컥한다 했을 때에도 그러면 좋은 데 못 가신대라고 덤덤히 얘기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잠 못 이루는 밤이 되면 용서하지 않았던 것으로 슬퍼하지 않기로 한 나의 다짐들이 무너진다. 하나하나씩 꺼내보게 되는 사진들과 잊고 지냈던 아버지와의 어렸을 적 좋았던 추억들.....
동생이 얘기한 내 안의 울컥 대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이런 게 사무침이라는 건가
아무렇지 않을 줄 알았는 데 주변의 이미 먼저 가족들을 떠나보낸 분들께서 시간이 흐를수록 더 아프다고 했던 게 이제야 현타가 온 거 같다.
좀 더 아프다 했을 때 용서하고 더 사랑했고 그리웠었다 할 걸.
조금만 미워하고 더 안아 드릴 걸
남은 기간 동안 더 좋은 추억들과 기억들을 나와
떠난 아버지 둘 모두에게 남기지 못하고 그렇게 냉정하고 매몰차게 했던 그 모든 것들에 대해 후회하고..... 사무치게 그립다.
현충원 허허벌판 거기는 많이 추울 텐데.....
영영 떠나시고 나니 20년간 떠나 있으셨던 세월은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나는 어쩌면 미워했던 만큼 아버지의 떠난 20년의 시간조차 많이 사무치게 그리워했었던 게 아닐까
그만 나도 좋은 데 가시라고 담담히 보내드려야 하는 데 시간이 흐를수록 더 사무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