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살아있는 것조차도 용기가 될 때가 있다.
- 세네카
부산 달맞이 고개 기찻길 공사를 시작할 때
기차의 통행이 멈춘 터널 앞에 서서
시간이 잠시 멈춘 그 공간에 머문 적이 있다.
터널구간을 걸어갈 때는 약간 어두움으로
검고 흐린 화면으로 공간이 채색되지만
그 구간을 제외하고는 모든 풍경이 탁 트이고
푸르른 그리고 하얀 바다로 이어진다.
처음에 터널을 진입할 때는
약간의 어둠만으로도 그 쉬고 있는 공간이 두려워 사람들과 멈춰 서 있었으나
이내 한 두 명씩 타인들이 지나가니
따라 들어가 보았다.
별거 아닌 길이었다.
그래 가다 보면 별거 아닌 길
큰 용기가 필요한 것도 아닌데
인생 너무 큰 겁만 먹고 지냈나 보다.
예전에 친한 친구들과 해외여행을
간 적이 있는 데
각자의 목표 장소와
하고 싶은 여행의 방향이 달라 다툼 끝에
서로 티격태격하다 결국 흩어져서
여행을 했었는 데
최근에 재방되고 있는 꽃보다 청춘 편을 보면서
그때 그렇게 각자가 아닌 저들처럼
함께였더라면 참 좋았을 걸 후회가 밀려왔다.
버킷리스트 오로라 언젠간 꼭 볼 오로라
아이슬란드 또는 캐나다에서
인생 버킷리스트 꼭 클리어해야지
오로라는
지구가 태양의 플라스마로부터
방어를 잘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데
저렇게 아름다움으로 퍼져
깊은 감동들까지도 주네
살아가며 좁게 살지 말자 하면서도
나이를 먹어갈수록 두려운 것이 나이만큼 늘어나서일까
쥐구멍 같은 오늘 하루도 보냈다.
더 이상 하루살이처럼 살 지 않고
온전한 나답게 살기로 해놓고
오늘도 그냥 시간에 이 공간에 끌려 지낸 거 같아 속이 쓰린다.
자포자기하지 말고 희망을 놓지 말라고 응원해주시는 데
내가 스스로 못난 깜냥을 알아서일까
아님 내 자존감이 낮아서일까
하루의 전투가 끝나는 이 시간 즈음에는
항상 생각이 많아지네
그래서 이만큼 왔는 데 더 이상 팽수말처럼 힘나지 않아서 힘내지 않고 아니 힘내지 못하고 있다.
여기저기 만성통증쯤이야 이제 평생 달고 사는 동무쯤으로 여기며 오늘도
또 미생의 하루살이 했네~
가지 말아야 할 이유는 많았지만
안 갔다면 후회했을 길
다시 못 올지도 모르는 길이기에
그냥 마음속에는 포기하고 돌아가기보다는
가보고 싶었으니까
그냥 끝까지 가보니
후회 없이 돌아가는 길이 됐다고
모르는 길을 간다는 것은
다 그런 거니까
그래서 여기까지 와봤다.
저따위 시선까지
감당해야 할 만큼 중요한 일이 아니야
네가 너인 것에
다른 사람을 납득시킬 필요 없어
ㅡ이태원 클라쓰 ㅡ
어떤 밟음에도
절대 눌리지 않고 살던 미생의 주인공들이나 이태원 클라쓰의 주인공들처럼
내 인생
속 모르는 남들이 보기엔 허울좋은 거시기지만
나는 아니까 지금의 내 모습
하루살이 같이 작고 약해
그렇지만 마냥 이리 살아야하겄나 싶다.
한 끝 차이인 인생
초슈퍼파워 오늘도 긍정한 줄로 마무리해야
하지 않겠나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