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길가를 지나다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쉬고 있는 다양한 자태의 선인장들이 보여 구경차 잠시 둘러 보았다.
둘러보기만 해야지 하고 들렀는 데 그간 그나마 키우기 쉽다는 선인장마저 저 세상으로 보냈었고 식물을 키워내는 능력이 1도 없는 사막 마음의 나를 끌어당기는 친구들이 그중에 있어서 뜻하지 않게 그들과 동거하게 되었다.
다육이 농장 사장님께 저는 다육이도 죽이는 재주가 있다고 하니 웃으시며 생각보다 조금만 신경 쓰면 키우기 쉽다며 손수 귀요미 화분으로 옮겨주시고 이름표 뒤에 다육이 종류명도 친절하게 적어주셨다. 이렇듯 이 친구들과의 만남 자체는 참 따뜻한 정을 통해 시작되었다.
햇볕이 잘 드는 그 어느 곳이든 잘 놓아두고서 한 달에 한 번만 잊지 말아 줘, 물은 모자란 듯하게만 주고 차가운 모습에 무심해 보이고 가시가 돋아서 어둡게 보여도 걱정하지 마, 이내 예쁜 꽃을 피울 테니까
ㅡ 에피톤 프로젝트 '선인장' 중에서 ㅡ
저 친구들과 집으로 가면서 어느 날 아침 물방울 소리와 함께 심규선 씨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던 에피톤 프로젝트의 '선인장'이라는 곡이 생각이 났다.
우리가 아는 선인장들은 사막에 가시가 돋치고 메마른 무시무시한 모습으로만 생각할 수가 있겠지만 그런 거친 사막 위의 선인장들도 물을 머금고 꽃을 피운다. 그리고 자신의 몸이 새들에 의해 구멍이 나고 상처가 나더라도 작은 새들이 와서 기꺼이 쉴 수 있도록 사막의 작은 아파트가 되어준다. 이런 겉모습의 까칠함과는 다른 선인장의 이중적인 따뜻함에 끌려서일까 또 이들이 저승 텐션 될까 염려와 부담이 되지만 나에게 작은 위로라도 돼주길 하는 마음으로 이 친구들과의 동거를 결심하였다
내가 부를 이 친구들의 이름은 소망. 미인. 마음. 별님. 마블. 사랑으로......
추가적으로 함께하는 스파티 필름은 행복이, 물망초 하늘, 종류를 모르는 건강이
미인과 마블은 선인장 종류명 그대로 사용하기로 옅은 파스텔 톤의 민트와 보라색이 섞인 미인이는 가시 돋치지 않고 비교적 둥글둥글한 선인장으로 아름답게 느껴져 그대로 "미인"으로 명명하고
마블이는 어벤저스의 마블들처럼 남다른 존재처럼 처음부터 강하게 인상을 남겼다. 눈에 자세히 보지 않으면 모를 미세한 가시로 내 손가락에 박히던 친구.....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미세한 가시가 진심 고통이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보면, 식물은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효과가 있어요. 현대인이 살고 있는 만들어진 도심 공간과는 달리 자연은 인류의 태초부터 있었던 곳이잖아요? 이런 면에서 식물은 자연을 향한 본능을 상기시키는 매개체가 되는 거죠. 더욱 좋은 점은 식물과 원예가 주는 긍정적인 효과는 누구든 쉽게 누릴 수 있다는 겁니다. 단 몇 개의 식물만 있어도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죠. 또, 조화도 살아있는 식물과 많은 면에서 동일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밝혀졌어요. 일종의 행복 플라시보 효과라고 할 수 있죠 ㅡ Anna María Pálsdóttir, 스웨덴 농업과학 대학교 알나르프 캠퍼스 연구원 ㅡ
우연히 유*브에서 조화라도 인간에게 위로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보게 되었는 데 영상 내용이 포함이 되어 있어 글로 옮겨 적었다.
어쩌면 내가 이 행복한 동거를 시작하면서 이 친구들을 단순히 잘 기르고 죽이지 않겠다가 아닌 이 친구들과 함께하며 행복이를 포함한 9명의 새로운 식구들이 과연 척박한 내 삶에도 행복 플라시보 효과를 주게 될지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