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암 덩어리 친구를 보내는 수술을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나 대형병원에서 간절히 수술을 희망하는 수술 대기가 내 뒤로도 줄을 서고 차고 넘친다.
병실 곳곳은 아픔과 슬픔의 향기가 배어 있고 누군가는 희망을 얻고 누군가는 절망과 삶의 마무리를 얻는다. 생과 사과 공존하는 그곳의 일주일은 여러 감정이 교차하는 시공간이었다. 이런 아픔조차 삶의 한 물줄기라면 충분히 아파해주고 흘려보내며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기 위한 과정을 받아들이리라. 그렇게 나는 수술을 끝낸 지 얼마 안 된 어느 날양쪽 가슴에 배액관(피주머니)가 마치 쌍권총인 듯달고 위풍당당하게 세상밖으로 걸음을 내디뎠다.
쌍권총 같은 배액관(피주머니)
집으로 가던 차 안에서 녹색 검색엔진에 우리 집 근처에 무료분양하는 고양이 새끼가 있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고 아무 준비도 안되어 있음에도 한치의 망설임조차 없이 남편과 피주머니를 단 나는 그 집으로 가서 네 마리 중 한 마리를 분양받아 누리의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 후 그곳을 떠났다.
차 안에서 우리 집까지 그리 먼 거리가 아니건만 오는 내내 불안한 행동들을 보이던 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