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1

네오소라 감독의 영화 해피엔드를 보고.

by 마노리

영화를 본지 며칠이 흘렀지만 아직 여운이 진하다.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그보다 더 혼란스러운, 하지만 아름다운 청춘들을 다룬 이야기들은 늘 찬란하고 시적이다.


여러가지 문제들이, 다양한 사건과 관계들 속에서 드러나고 하나의 이야기로 버무려졌다. 정보 기술의 발전은 중앙 권력의 통제력을 극대화하고, 개인간 상호 감시의 도구가 됐다. (그렇게, 통제되지 않은 정보 기술은 전체주의적 사회에 기여한다.) 폭압적이고 비겁한 우익과, 도덕적 우월감에 도취된 바리새적 좌익은 많이 다른듯 했지만, 목마른 이에게 답을 주지 못하는 것에 있어서는 동일했다. 유타에게도, 코우에게도 말이다.


우익과 좌익, 나가감과 머묾, 자유와 안전, 등등의 충돌들이 휘몰아치는데, 모든 혼란을 일순간 잠재우는 한줄기 빛이 비친다.


‘내가 죄인입니다.

내 친구는 무죄합니다.

친구야 사랑한다.’

이 메세지가, 모든 어둠을 몰아내고 희망을 가져왔다.


나는 이 메마른 소년의 순수한 사랑에서 르네지라르의 궁극의 희생양, 그리스도를 볼 수 밖에는 없었다. 친구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것 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고 하시며, 나랑 친구하자고 하신, 소년같이 순수한 분을 기억할 수밖에 없었다.


해피엔드는, 언제나 반전된 해피엔드이고,

반전의 힘은, 늘 그렇듯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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