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5

창 밖 풍경을 보며.

by 마노리

계속되는 회사 생활의 압박과 진로에 대한 고민을 품고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충북 진천에 있는 root square stay라는 숙박 시설이었다. 각각의 숙소가 건축가의 철학을 담아 지어낸 집이었다. 그중 나는 한옥의 정신과 현대적 감성을 담았다는 '작은 집'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숙소는 드넓은 논밭을 향해 큰 창이 나있었다. 겨울 풍경이 적막하고 고요했다. 나도 질긴 침묵으로 창밖을 응시했다. 아직은 너무 희미한, 작은 소리가 내 안에서 들렸다.


'잊혀져 가는게 있어. 모두가 잊는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닌, 잊혀져 가는 진실이 있어. 침묵과 고요속에서만 들리는 소리들이 있어.'


나는 인간에 대해, 인간이 살아가며 눈에 담아야 하는 풍경에 대해 생각했다. 아파트 단지와 빌딩 숲 속에서 우리는 멍청해져 가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우리 주변의 콘크리트 풍경이 우리가 모니터와 스마트폰에 눈을 처박을 수 밖에 없도록 몰아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의 일상에 필요한 건 오래 들여다 볼 자연의 풍경이 아닌가. 질문했다. 그리고 내가 걷는 삶의 길에 관해 생각했다.


'나는 잘 가고 있나. 행복을 향해 나아가고 있나. 혹시 이미 예정된 정해진 불행을 향해 멈출 수 없는 기차처럼 달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스스로 물었다. 답변해야만 하는 질문이었다. 농촌의 겨울 풍경은 내게 그 사색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 주었다. 아직 선명한 결론은 내릴 수 없지만, 피할 수 없는 질문의 자리로 이끌어준 이 공간은 그 자체로 일종의 답변을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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