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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고통의 기록 4

자동차 보험 보상 범위와 입원기간 상담

by 은작가

둘째 날, 아침 6시 반에 간호사가 혈압을 재러 오는 바람에 잠이 깼다.

온몸이 쑤셔서 “아이고오” 곡소리가 판소리에 추임새 붙이듯이 절로 나온다.

아침식사는 병원식 같지 않게 골고루 맛있게 잘 나온다. 병실 어르신은 이 병원이 밥이 맛있게 나온다고 소문나서 환자들이 입원하러 많이 온다고 한다.

정형외과 환자들이라 소화기관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잘 먹고 잘 나으라고 밥이 잘 나오나 보다.


오전 한방침 치료를 마치고 프런트 데스크의 간호사에게 앞으로 자동차 보험 처리와 치료는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고 하니 병원 상담실장님을 연결해 주어서 상담을 받으러 갔다. 쾌활하고 단도직입적인 병원 상담실장은 내 진단서 상 상해 12급인 것을 보고 골절이 있으면 바로 9급이지만 염좌는 경상에 해당되어 12급에서 14급 중 진단이 나온다고 설명해 주었다. 뇌진탕은 상해 11급이 나오지만 신경외과 의사가 뇌진탕 진단을 해야 인정해 주는 것으로 바뀌었고, 정형외과 의사가 뇌진탕 진단하려면 30분 기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열흘 뒤 통원 치료하면서 허리 MRI 검사를 해서 디스크로 병명이 나와 M 질병 코드가 나오면 기존 디스크 질병에서 사고로 얼마나 더 나빠졌는지 기여도를 측정하며, 기여도가 인정되면 상해 9급으로 늘어난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하지만 버스 공제조합은 인정받기가 힘들어 싸워야 한단다.


합의금 산출내역도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퇴원 후 합의금 = 위자료(158,000원) + 휴업 손실(입원기간 기준 일당 85%) + 향후 치료비(보험에는 원래 없으나 협상을 위해 보험사가 제시하는 금액)


사고 당일 입원하면 7일 입원할 수 있고, 7일 입원기간을 안 채우고 나가면 그만큼 합의금에서 휴업 손실금이 줄어든단다.

개인 운전자보험이나 상해보험에 해당사항이 있으면 그것도 줄어드는 것이고, 가입한 보험 종류에 따라 주말 입원 시 일당 2배로 나오는 것도 있다고 들었다.

내가 운전자 보험 가입을 안 했다고 하자 상대방 피해 시 변호사 비용, 합의금도 나온다며 가입을 추천했다.


과실 비율에 따라 자동차 보험으로 처리되는 금액도 다른데 과실이 80(상대방):20(본인)이면 책임보험한도 120만 원에서 보통 120만 원이 넘어간다고 한다. 초과 비용에서 20%는 자부담인데 내가 가입한 보험사에서 비용을 대주고 대신 내 보험료는 할증되는 정도라고 한다.


병실에 돌아와서 설명들은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 유튜브와 네이버를 검색했다.

입원 기간에 대해서 경상환자로(상해등급 12급~14급) 분류되는 환자들은 사고 후 3일 이상부터는 입원 인정이 되지 않고, 최대 입원일수도 사고일로부터 5일~6일 정도만 인정을 하고 있다고 나왔다. 즉, 충분히 치료받으려면 사고당일 바로 입원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퇴원 이후 통원 치료할 때는 한의원 진단서는 연장 치료 2회까지만 가능해서 4주 기본 + 2주 + 2주까지만 가능하고, 정형외과 C-arm 치료를 받아야 정형외과로 진단서를 받고 다시 2주 연장이 가능하다는 설명을 들었다. C-arm 치료는 또 뭔가 해서 검색해 보니 허리에 기다란 주사를 맞는 것인데 맞은 사람들이 지옥을 맛보고 왔다는 수기가 있어서 초음파 약침도 끔찍한 고통인데 이건 더하는구나 싶었다.


4주 후 진단서 발급비에 대해서는 검색해 보니 보험회사에 진단서 영수증을 제출하며 비용을 청구하면 보험회사가 추후 지급해 준다는 글도 있었지만 지급해 주지 않는다는 글도 있었다. 즉 보험회사마다 진단서 비용 지불에 대한 방침이 다른 것이다.

교통사고 환우들의 카페에 달린 댓글들을 보니 진단서 영수증을 보험회사에 제출해서 지불받았다는 글도 있고, 버스 공제조합은 지불 안 해주더라는 글, 어떤 사람은 진단서 영수증을 다 모아뒀다가 나중에 보험사와 합의금 협상할 때 활용했다는 글도 있었다.


특히 버스, 택시, 화물차의 경우에는 공제조합이 따로 있는데 일반적인 자동차 보험회사와는 달리 버스 기사, 택시 기사, 화물차 운전자로 가입자가 한정되어 있어 자동차 보험회사에 비해 공제조합 예산이 적은 규모라 합의금이 적다고 한다. 버스, 택시, 화물차와는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병원 상담실장의 명쾌한 설명과 그 설명을 토대로 한 꼬리에 꼬리를 문 폭풍 검색으로 어느 정도 입원기간, 통원 치료, 상대측 보험사의 보상범위에 대해 윤곽이 잡혔다.

역시 learning by doing이라고 했던가, 이전에는 몰랐던 것들을 사고를 당하고 보니 하나하나 깨우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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