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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성장 Oct 10. 2023

[인생전략2] 토끼와 거북이, 누가 전략가인가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의 숨겨진 교훈

 앞의 글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불확실적인 속성을 띄고 있기에 결과론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승자에게서 승인을 찾고, 패자에게서 패인을 찾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지만, 이는 우리를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독자분은 이러한 오류에서 자유롭다고 생각할 수 도 있겠습니다. 그러면 우리 대부분이 잘 알고 있고,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도 들려주는 우화를 하나 소개해보겠습니다.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입니다. 토끼에게 느림보라고 놀림을 받던 거북이는 달리기 경주는 제안합니다. 앞서가던 토끼가 자만심에 빠져 중간에 낮잠을 잔 사이, 느리지만 쉬지 않고 노력한 거북이가 승리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요? 지금 스쳐가는 생각을 잘 기억해 두시고 이 글을 계속 읽어주세요. 어쩌면 당신의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처럼 번뜩이는 재기와 허를 찌르는 전략으로 강자를 상대로 승리를 쟁취하는 약자의 스토리에 빠져듭니다. 그리고 그 승부의 결과를 근거로 승자에게는 승인을(비록 그 승자가 약자일지라도) 패자에게서는 패인을 찾아내고 이를 배우려고 합니다. 이것이 결과론적인 사고의 전형적인 패턴입니다. 하지만 손자병법에서 손자는 진정한 승자는 이기는 싸움만 하기에 그 이야기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진정한 승리는 부전승(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게 어떤 의미일까요?


 손자병법에는 오사칠계라는 말이 등장합니다. 싸우기 전에 전쟁의 승산이 있는지 다섯 분야를 비교하고, 일곱 가지의 항목을 계산하라는 의미입니다. 이는 경영학에서 이야기하는 SWOT분석의 개념과 유사합니다. 아군과 적군의 강점(Strengths),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ies), 위협(Threats)을 비교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승률을 파악하고, 승산이 있을 때에만 전쟁을 하라는 것입니다. '이긴 다음에 싸우라'라는 손자병법의 유명한 가르침은 여기서 유래합니다. 이러한 승률에 대한 계산과 승산에 대한 확신이 없는 전쟁에 무차별적으로 임한다면, 전쟁을 치르는 동안 국가 자원을 소모하며 국력이 소진되고 국민들은 괴로움에 빠질 것입니다. 일본의 진주만 습격이 일본의 패전을 야기한 것처럼 말입니다.


 물론, 승산이 거의 없는 싸움에서 승리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도 있습니다. 이 세계는 불확실성의 원리를 적용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승산이 부족하지만 운이 좋아서 승리를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마치, 토끼가 자만심에 빠져 낮잠을 자는 바람에 거북이가 토끼를 이기게 된 것과 같은 이치로 말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운의 요소는 과소평가하고 승인을 찾아 이를 교훈으로 삼습니다. 마치, 거북이가 토끼를 이긴 승인은 부지런함과 성실함이며 우리는 이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결과론적인 판단을 통해 승인/패인을 찾으려 합니다.


 거북이의 승리는 많은 부분 불확실성을 지닌 세계에서의 운 덕분이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전략가는 토끼입니다. 이 게임의 결과는 육지에서 시합을 하였을 때 이미 결정이 된 것입니다. 토끼는 이미 게임 전 SWOT 분석을 통해 게임이 육지에서 진행되도록 거북이를 유도했을지도 모릅니다.


 높은 확률로 토끼는 열심히 완주하여 승리를 확정 지어놓고 낮잠을 잘 것입니다. 거북이는 높은 확률로 성실하고 꾸준하게 노력하며 자신의 한정된 에너지와 시간이라는 자원을 사용하고 결국은 패배하게 될 것입니다. 이때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거북이의 비용이 또 있습니다. 기회비용입니다. 거북이는 토끼와 경주를 하는 대신 승산이 높은 다른 게임의 참가를 통해 승리의 경험을 쌓아갈 수 있었던 기회비용을 지불할 것입니다.


 만약 현명한 거북이라면, 경기가 끝난 뒤 토끼가 시비를 걸어오더라도 육지에서는 절대로 시합을 하지 않을 수 있었야 합니다. 자신이 운이 좋았을 뿐 승산이 없는 방식의 게임이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다음 시합을 거부하며 '토끼를 이긴 거북이'라는 타이틀을 오래 유지하거나, 거북이에게 유리한 물에서 경기를 진행할 것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즉, 이긴 싸움을 하기 위해 준비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거북이가 어리석다면 성실함과 꾸준함이라는 승인으로 토끼를 이겼던 과거의 경험에 도취되어 결국은 재경기에서 패배하고 말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강한 상대와 직접적인 싸움을 피하고 철저한 분석을 통해 상대가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영역에서 높은 확률로 작은 승리를 쌓아가는 전략, 파괴적 혁신 (Disruptive innovation)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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