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아이는 자라 이제, 머지않아 결혼할 남자친구를 나에게 소개하겠다고 말합니다.
가까이 있거나 멀리 있거나, 아이가 자라온 모든 시간 동안
엄마인 나는 아이에게 단짝 친구였습니다.
마침내,
나의 오랜 단짝에게 선물하고 싶어 이 글을 시작합니다.
요즘은 초등학생들이 손글씨로 일기를 쓰지 않는다고 하지요.
학교에서 일기 검사를 하는 일도, 아마 없을 겁니다.
하지만 내게는 스무 권이 훌쩍 넘는,
아이의 성장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일기장이 있습니다.
이 기록을 나는 감히 ‘난중일기’라 부르고 싶습니다.
왜 그런지는,
비밀을 말하기처럼 난감해집니다.
아이의 시간을 따라가며 나는 무엇을 말하게 될지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쪽 어딘가에,
누군가, 무언가 기다리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조금 두려운 마음을 안은 채
나는 굳이 그곳까지 가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