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 1학년](1)

개그콘서트 / 종이배,달리기 / 두꺼비집과 동서남북

by 초인종

2004. 7. 4. 일요일 날씨: 우산 그림


제목: 개그콘서트


나는 오늘 개그콘서트를 봤다.

다 보고 나서 역시 개그콘서트는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너무 아쉬웠다. 엄마도 재미있게 보았다. 거기 나온 사람들은 연기를 아주 잘하는 것 같았다.

그중에서 도레미 트리오는 ‘괜찮군! 괜찮아! 괜찮지!’하고 반복해서 노래를 불렀다.

그 곡은 굉장히 시끌벅적했지만 너무나 신이 나서 따라 불렀다. 어쨌든 밤에 심심하지 않아서 좋았다.



그때 엄마는


맞아, 그때는 ‘개콘’을 온 국민이 봤던 것 같아.

마음껏 소리도 지르고 세희랑 엄마는 너무 웃어서 눈물이 다 났지. 그 모습이 또 웃겨서 다시 웃고.

할머니가 이런 말씀을 가끔 하셨어. “그래, 우리 희담이는 구김살이 없어서 참 좋다.”

맞아, 유난히 살도 볼에만 빵빵하게 몰려서 엄마는 우리 딸 ‘볼꿀’ 먹는 걸 참 좋아했지.



2004. 7. 6. 화요일 날씨: 구름 그림


제목: 종이배, 달리기


오늘 2교시에 종이배를 접었다.

3교시에는 운동장에 나가서 달리기를 했는데 내가 3등을 해서 매우 기분이 나쁘고 짜증났다.

하지만 교실에 들어와서 다른 걸 하니까 기분이 훨씬 나았다.

아, 참! 종이배 이야기를 하다가 달리기 얘기로 넘어갔지?

종이배는 승호가 종이접기 책을 가져와서 돛단배를 나도 2개 접고 친구도 많이 접어줬다.

달리기도 더하고 싶었지만 선생님이 들어가셔서 교실로 들어갔다.

아마 돛단배도 더 달리고 싶었을 것이다.


그때 엄마는


아, 1학년 때부터 희담이는 기분전환이 빨랐구나. 엄마는 아직도 아침에 화나면 저녁까지 기분이 별로잖아. 다혈질 엄마가 자주 화를 내면 희담이는 살짝 눈치를 보다가 엄마를 껴안거나, 좀 많이 화났을 때는 엄마 옷자락이라도 꼭 잡고 따라왔지. 어쨌든 희담이가 엄마보다 먼저 화를 풀고 화해를 청하는 경우가 많았어.

지금 생각해도 참 모를 일이야. 하지만 지금이라도 밝혀 둘 게 있어.

종이배 접기는 승호가 아니라 엄마가 가르쳐 준 거야, 잊었니?

다 접고 나서 밑바닥을 벌려 세워서 커다란 다라이에 띄우고 놀기도 했잖아.

아마 그 돛단배는 알고 있겠지?



2004. 7. 9. 금요일 날씨: 해 그림


제목: 두꺼비집과 동서남북


나는 오늘 학교에서 모래놀이를 했다.

자영이와 함께 문이 있는 두꺼비집을 지었는데 자꾸 무너져서 다시 짓는데 아주 재미있었다.

그 다음에 교실에 들어와서 종이접기를 했다. 주제는 ‘자유’였다. 그래서 나는 ‘동서남북’을 접었다.

동서남북에 손가락을 끼워서 오물오물 말하는 흉내가 수다쟁이 입 같았다. 엄마도 좋아했다.



그때 엄마는


그래, 생각나, ‘동서남북’ 종이접기!

노랑 빨강 색칠해서 버스타기 놀이도 했었지.
“어디까지 가세요? 동쪽으로 2번, 서쪽으로 1번이요.”
희담이는 학교생활이 너무 재미있는지 시시콜콜 엄마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다 얘기해서 엄마는 매일 그걸 듣느라 한눈도 못 팔고 죽을 둥 살 둥 했지. 넌 정말 한시도 입을 다물지 않고 ‘오물오물’ 얼마나 바쁘던지.



월, 수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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