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이트타기 / 일기 쓰기 싫어 / 엄마의 일기
2004. 8. 8. 일요일 날씨: 해 그림
엄마와 나는 스케이트를 탔다. 아주 추워서 손까지 얼었다.
처음에는 벽만 짚고 가다가 재미가 없어서 집에 가려고 했지만 다시 한번 도전해서 결국 만세!
성공했다는 것 아닙니까? 벽을 짚지 않고도 스케이트를 타게 됐을 때 얼마나 좋았는데….
그것도 하루만에….
‘만약 포기하고 집에 갔다면…’하는 생각도 했다.
어쨌든 너무 행복해! 오늘은 피의 화요일이 아니라 기적의 일요일이네!
음, 동교동에 살 땐데, 어떻게 스케이트장엘 간 거지? 그것도 8월에.
차도 없는데 지하철을 타고 우리 둘이 간 건가?
엄마는 안 타고 구경만 했나?
잘 생각이 안나네.
에구, 아무튼 줄넘기는 한달이 걸려도 못하는 몸치가 많이 행복했구나!
2004. 8. 12. 목요일 날씨: 해 그림
일기 쓰기 싫어~! 일기 쓰기 싫은데 일기는 왜 쓸까?
나중에 보려고 쓰나?
사실 나도 일기 쓰기 시작한 지 1년도 안 됐는데 처음 쓴 일기를 보면 재미있다.
세월이 흘러서 보면 얼마나 더 재미있을까?
엄마도 일기를 썼다는데 엄마의 일기(육아일기)를 보면 배꼽이 도망갈 정도로 재미있는 얘기가 많다.
엄마가 일기를 쓰지 않았더라면 나는 내가 아기 때의 일을 하나도 몰랐겠지.
그러니까 나도 일기를 써야 하겠네…. 아앙~
일기 쓰기 싫다고 하면서도 매일 깍두기 공책 칸이 모자랐지.
너같이 말 많은 애가 글이라도 쓰지 않으면 어떡하겠니?
언젠가 희담이가 그런 적이 있어. ‘난 밥은 안 먹어도 말은 해야 살아.’
그 엄마에 그 딸이라고 엄마의 육아일기는 엄마의 보물 1호란다.
2004. 8. 14. 토요일 날씨: 해 그림
하루종일 쑤시고, 헤집고, 찢고, 엎지르고, 뒤보고, 쓰러트리고, 잡아당기고, 떨어트리고, 매달리고, 뽑고, 빨고, 주무르고, 흩트리고, 울고, 짜고, 웃고, 넘어지고, 머리를 찧고, 젖먹고, 밥먹고, 보채고, 울고, 드디어 자는구나, 10시가 되었네!
이건 엄마의 육아일기 중 하나다. 나는 이 부분이 제일 좋다.
9개월 것도 있고 3개월 것도 있는데 읽을 때마다 어떻게 어떻게 했는지 생각하면서 읽는다.
내가 육아일기를 읽는 이유는 다시 아기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다시 아기가 되지 않아도 너는 늘 엄마의 아기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