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 1학년](17)

삼층 눈사람 / 성서체험전 / 끝나가는 방학

by 초인종

2005. 1. 16. 일 날씨 해그림, 눈사람그림


일어난 시각 8시 00분 잠드는 시각 10시 00분


제목: 삼층 눈사람


오늘은 눈이 왔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래서 삼층 눈사람을 만들었다.

별로 크진 않았지만 만드느라 무진장 애먹었다. 일층까지는 무사했는데 이삼층이 연결이 안됐다.

그래서 이쪽 눈 저쪽 눈 부지런히 뭉쳐서 같이 연결하고 있는데 이삼층이 무너지고 말았다.

하지만 여러 번의 실패를 거듭해 멋진 삼층 눈사람을 만들었다.



그때 엄마는


혼자 만들었나?

삼층이라고 하니 희담이가 그린 동그라미 3개짜리 개미가 생각나네.

그 개미가 똑바로 일어선 모습 같으려나?

그림일기 깍두기 공책이 줄글 공책으로 바뀌면서 희담이 그림 구경을 못해 아쉽구나.

분명 희한한 모습이었을텐데….




2005. 1. 19. 수 날씨 해그림


일어난 시각 7시 00분 잠드는 시각 10시 00분


제목: 성서 체험전


오늘은 성서 체험관에 갔다.

‘천지창조, 믿음의 조상, 출애굽, 약속의 땅, 왕정시대, 암흑의 터널, 구원의 빛’으로 구성돼 있었다.

나는 그 중에서 구원의 빛의 ‘고난과 죽음’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

왜냐면 교회에서도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다는 것은 배워서 알고 있지만 어디에 못이 박혔는지

왜 같이 처형된 두 강도들보다 먼저 돌아가셨는지 잘 몰랐었다.

그런데 이번 성서 체험을 통해 예수님은 로마 병사에게 고문을 받았고 십자가까지 달리셨기 때문에 더 금세 돌아가셨다. 그리고 못은 손목, 발목에 박았다.

무엇보다 숨이 막힌 게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누구나 숨을 쉬면서 발을 조금씩 들어올리게 되는데 예수님은 발뼈가 못에 고정되었기 때문에 발을 들지 못해 숨이 막혀 돌아가신 것이다.



그때 엄마는


기독교 신자가 아니어도 크리스마스는 모두 즐기듯이, 엄마도 예수님과 십자가 이야기는 알고 있지.

하지만 엄마는 오늘 희담이의 체험 일기 덕분에, 예수님이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신 것이 왜 그토록 고통의 상징이 되었는지 잘 알게 되었단다.

마치 범인 잡는 형사처럼 과학적으로 앞뒤를 밝혀주니 꼼짝없이 이해가 된거지.


*사진 인용:김용해(요한) https://news.cpbc.co.kr/article/1163277?division=NAVER



2005. 1. 25. 화 날씨 해그림


일어난 시각 7시 30분 잠드는 시각 10시 00분


제목: 끝나가는 방학


어느새 방학이 끝나간다.

그럼 친구들과 선생님을 다시 볼 수 있겠지?

하지만 그것도 잠깐 2학년이 되면 또 다시 헤어져야 겠지…. 몇몇 친구들은 볼 수 있겠지만.

엄마는 2학년이 되면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서 따로 밖에서 만나 놀 수도 있을 거라고 했지만

과외 때문에 과연??? 친구들도 나처럼 시간이 많으면 좋을텐데….



그때 엄마는


어쩌면 좋을까, 친구들이 이런 저런 학원에 다니느라 너무 바쁘니..

그때 희담이도 친구들처럼 학원에 다니고 싶었나?

형편을 떠나 엄마는 학원 보내는 게 마음이 내키지 않았거든.

그저 혼자서도 잘 논다고 생각한 엄마가 희담이 외로운 마음을 잘 몰랐구나.

엄마가 미안해.




월, 수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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