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대구광역시
대구광역시 달성군 화원읍 인흥3길 16, 이곳은 고려 말 충신 문익점의 18세손 문경호가 1840년경 터를 잡아 세운 마을이다.
남평문씨 일가가 수백 년 세월 동안 한 울타리 안에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온 ‘남평문씨본리세거지’는 전통 한옥의 멋과 정취가 살아 있는 마을로, 여름이 되면 능소화가 담장을 붉게 물들이며 관광객의 발길을 붙든다.
세거지는 원래 고려시대 대찰이었던 인흥사 절터 위에 조성되었다. 문경호는 절터의 명당에 정전법에 따라 집터와 도로를 반듯하게 조성한 후 남평문씨 자손들이 모여 살 수 있도록 마을을 계획했다.
출처 : 대구광역시
이후 100년에 걸쳐 현재의 세거지가 완성되었고, 지금은 70여 채의 기와집이 고요하고 정연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마을은 토담과 담쟁이덩굴, 그리고 여름에 흐드러지게 피는 능소화로 유명하다. 6월 하순이 되면 능소화가 담벼락 위로 주황빛 꽃망울을 터뜨려 마을 전체가 한 폭의 풍경화처럼 변한다.
수봉정사 앞 정원에는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능소화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듯 담장을 타고 흐르고, 골목골목마다 수줍게 피어난 능소화는 마을 전체를 부드럽고 따뜻하게 감싼다.
수봉정사는 세거지의 입구에 위치한 가장 상징적인 건물로, 손님을 맞고 문중의 큰 행사가 열리던 장소였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아름다운 정원이 함께 꾸며져 있어 여름이면 능소화와 한옥의 어우러짐이 특히 인상적이다. 광거당은 문중의 자제들이 학문과 교양을 쌓던 수학 장소로 활용되었으며, 인수문고는 규장각 도서를 포함해 약 1만여 권의 책을 소장하고 있었던 문중의 서고다.
고택 사이로 천천히 걸으면 바람결 따라 능소화 꽃잎이 발끝에 스친다. 마을을 감싸 안은 토담과 초가지붕 위로 피어난 능소화는 조용한 여름의 정취를 오롯이 전하며, 고요하지만 살아 있는 듯한 세거지의 시간을 담아낸다.
세거지는 단지 과거의 흔적을 보존한 공간이 아니다. 인흥마을은 지금도 주민들이 실제 거주하며 전통문화를 지켜나가는 살아있는 유산이다.
지역에서는 이곳을 배경으로 다양한 문화행사와 전통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마을을 찾는 이들에게 대구의 뿌리 깊은 전통을 소개하고 있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능소화는 7월 초까지 가장 활짝 피는 시기를 맞는다. 6월 말부터 꽃이 피기 시작해 고택의 여름을 수놓기 때문에, 이 시기에 방문하면 가장 화려한 능소화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역사와 전통이 깃든 고택, 고즈넉한 담장과 바람, 그리고 여름을 알리는 능소화.
이 모든 것을 품은 남평문씨 세거지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오랜 시간 속 이야기를 품은 마을이다. 여름의 정취를 찾고 싶다면, 올여름 이곳을 꼭 걸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