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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따라 굽이진 길, 나주의 봄을 달리다

by 트립젠드

사람 없고 조용한 강변 길
자전거 타고 야경까지 한눈에
소문나기 전 지금이 딱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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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영산강)


지도에도 잘 나오지 않는 길. 햇살에 반짝이는 강물 옆을 걷다 보면, 어느 순간 인적 드문 산책로가 조용히 모습을 드러낸다.


자동차 소음도, 복잡한 도시의 그림자도 없는 이 길. 최근 들어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는 ‘비밀’ 같은 공간으로 남아 있다.


전남 나주에 위치한 ‘만봉천 자전거길’이 바로 그곳이다. 강변 풍경을 고스란히 안고 흐르는 이 길은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씻기는 듯한 힐링을 선사한다.


여기에 자전거, 자연뷰, 야경까지 더해져 남도의 숨은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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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영산강)


지난 3월 26일, 나주시는 영산강 지류인 만봉천을 따라 조성된 자전거길의 개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나주시장을 비롯해 영산강유역환경청장, 지역 주민, 자전거 동호인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새롭게 열린 길의 탄생을 축하했다.


해당 자전거길은 총길이 1.2km, 폭 3.2m 규모로 조성됐으며, 2021년 말부터 약 2년여간의 공사를 거쳐 완공됐다. 사업은 영산강유역환경청 주도로 진행됐으며, 총 사업비 56억 원이 투입됐다.


단순히 자전거길만 있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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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나주시


걷기 좋은 보행자 전용 데크길도 함께 조성돼 있어, 자전거를 타지 않아도 자연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나주의 대표적인 자연 명소 중 하나인 ‘가야산 앙암바위’와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나주시는 이용객의 편의를 고려해 쉼터, 포토존, 야간 조명 시설도 갖췄다. 덕분에 해가 진 후에도 풍경을 감상하며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야경 명소’로도 손색없다.


지역 주민들은 오랜 시간 이 길이 열리기를 기다려 왔고, 행사 당일에는 마을에서 직접 준비한 환영 인사로 반가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직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은 지금이 이 길을 가장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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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영산강)


봄 햇살 아래 자전거를 타고, 강을 따라 이어지는 길 위에서 한 템포 느린 시간을 마주하는 경험. 그것이 바로 ‘만봉천 자전거길’이 주는 특별한 매력이다.


시끄러운 도심과 인파를 피하고 싶다면, 다음 주말 이 길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 목적지도 목적지지만, 길 자체가 여행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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