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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막히던 일상 속 스트레스, 이곳에서 전부 털어냈다

by 트립젠드

유배지의 슬픔은 이제 평화로
교동도 화개정원, 시간의 겹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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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사진작가 정규진 (화개산 전망대)


“솥뚜껑 닮은 산에서 시작된 이야기, 그 끝은 북한까지 보이는 스카이워크였다.”


강화도 교동도 한복판, 오랜 시간 외부와 단절된 채 기억의 시간을 간직한 땅 위에 이제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들고 있다.


이곳에 들어선 ‘화개정원’은 단순한 휴식처를 넘어, 역사와 자연, 상처와 치유가 맞물리는 정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강화도 최북단에 위치한 교동도는 고려시대부터 왕족들의 유배지로 쓰였던 곳이다. 특히 연산군이 유배된 장소로 이름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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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사진작가 정규진 (화개정원)


그만큼 외롭고 고립된 섬이었지만, 이제는 그 역사와 자연을 활용해 ‘정원의 섬’으로 변모하고 있다.


교동도에서 가장 높은 산인 화개산(259m)은 솥뚜껑을 엎어놓은 듯한 형태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 산 일대는 교동대교 개통 이후, 관광 자원 개발 요구가 높아지면서 본격적으로 정비되기 시작했다.


주민들의 바람 속에 연산군 유배지를 품은 산에 정원이 조성됐고, 이제는 역사와 자연, 평화를 테마로 한 ‘화개정원’이 자리하고 있다.


화개정원은 약 11만㎡의 규모를 자랑한다. 그 안에는 다섯 가지 주제를 담은 테마정원이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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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사진작가 정규진 (화개정원 모노레일)


물의 정원, 역사·문화의 정원, 추억의 정원, 평화의 정원, 치유의 정원이 그것이다. 각각의 정원은 교동도가 간직한 시간의 겹을 표현하며, 섬이 지닌 정서와 이야기를 차분히 풀어낸다.


정원의 전체 콘셉트는 ‘오랜 시간 켜켜이 쌓인 교동도의 역사와 자연을 담은 정원’이다. 과거의 아픔을 마주하되, 그것을 외면하지 않고 품어낸다. 과거를 기억하며 동시에 현재의 평화와 치유를 염원하는 공간으로 완성된 셈이다.


스카이워크와 모노레일, 정원을 넘어서 하늘까지

화개정원의 진짜 하이라이트는 화개산 전망대다.


‘스카이워크’라 불리는 이곳은 화개정원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것은 물론, 고구저수지와 교동벌판, 심지어 북한의 연백평야까지 조망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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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화개산 전망대)


반대편으로는 석모도, 볼음도 등 다도해의 아름다운 경관이 펼쳐진다. 방문객들은 발아래가 투명하게 보이는 구조물 위를 걷는 아찔한 경험과 동시에, 북녘을 바라보는 묘한 감정에 사로잡힌다.


또 하나의 명물은 바로 정원 내 설치된 모노레일이다. 교통약자와 일반 관람객의 이동 편의를 위해 민간 투자 방식으로 설치된 이 시설은, 화개정원 입장 이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고저차가 있는 정원을 편안히 이동할 수 있게 하여 관광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정원 하나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이곳 화개정원은 단순한 조경이나 풍경을 넘어, 고립과 상처의 기억 위에 평화와 치유를 심어가는 특별한 메시지를 전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정원은 자라고 있다. 시간과 기억, 그리고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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