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속초수목농원 인스타그램
한여름 눈처럼 하얗게 피어나는 꽃이 있다. ‘목수국’이라 불리는 나무수국은 낙엽활엽관목으로 키 3m까지 자라며 추위에도 강해 전국 어디서든 월동 가능한 품종이다.
특히 7~8월에 구형의 흰꽃이 한꺼번에 피어나는 장관은 이른바 ‘하얀 꽃 바다’를 연출한다. 꽃송이는 쉽게 지지 않고 오래도록 드라이플라워 상태로 남아 있어 긴 시간 풍경을 즐기기에 좋다.
강원도 속초시 영랑호반길 421-1에 위치한 ‘속초수목농원’은 이런 목수국으로 가득한 명소다. 1만 평 부지에 하얀 목수국만 7천 본이 빼곡히 들어선 이곳은 아직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SNS를 통해 입소문이 퍼지며 서서히 이름을 알리고 있다.
출처 : 속초수목농원 인스타그램
특히 2025년에는 7월 18일부터 9월 14일까지 ‘속초 수국축제’가 개최되며, 축제 기간 동안은 밤 10시까지 야간 개장도 이루어진다.
속초수목농원의 매력은 단지 꽃이 많은 것에 그치지 않는다. 바람의 언덕, 그라스가든, 은하수 언덕, 선샤인 가든 등의 테마로 구분되어 있어 각각의 테마마다 다른 매력을 볼 수 있다.
먼저, 꽃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바람의 언덕’이라 불리는 완만한 오름이 나온다. 이곳에는 나무 의자가 놓여 있어 방문객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고, 정상에서는 영랑호와 범바위, 대청봉, 달마봉, 울산바위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답답한 도시 풍경에서 벗어나 탁 트인 자연을 만나는 경험은 이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감흥이다.
출처 : 속초수목농원 인스타그램
게다가 이곳에는 자연 속 이질적인 인공 구조물을 굳이 설치하지 않는다. 이는 자연을 존중한 정원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곳은 산불 피해 복구의 상징적인 사례다. 김경혁 대표는 2019년 산불로 생업을 잃은 이재민으로, 이 땅 위에 새로운 희망을 심었다.
단순한 조경이 아니라 복합적 가치를 담은 농원으로 재탄생시킨 셈이다. 곳곳에 남은 불탄 나무와 재활용된 폐가들은 이 정원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아 교훈적인 공간이자 예술적 공간으로 승화되었다.
축제는 무료이며, 일몰 이후에는 조명이 켜진 밤의 수국길을 산책할 수도 있다. 일교차가 크고 햇볕이 강한 만큼, 방문 전에는 양산이나 모자, 선크림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출처 : 속초수목농원 인스타그램
조용하고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인생샷을 남기고 싶은 이들에게 속초수목농원은 더없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속초수목농원 인근에는 영랑호습지생태공원과 영랑호수공원이 있으니 함께 방문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