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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진짜 유럽 아니야?” 국내 유럽풍 비밀 정원

by 트립젠드

유럽의 정원을 닮은 남해의 풍경
오래된 돌담과 사색의 연못
꽃과 바람이 머무는 섬이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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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섬이정원 홈페이지 (섬이정원 여름 풍경)


“마치 명화 속 한 장면 같았다.” 남해군 남면 평산리. 계단식 다랭이논을 따라 걷다 보면 작은 정원이 불쑥 모습을 드러낸다.


돌담과 연못, 억새와 야생초 사이로 부는 바람이 이곳을 특별하게 만든다. 누군가는 이곳을 ‘비밀의 정원’이라 부른다. 설명 대신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이곳, 섬이정원이다.


남해대교로 이어지기 전 ‘남해도’라 불렸던 섬의 기억을 고스란히 품은 이 정원은 ‘섬이 곧 정원’이라는 이름처럼 남해라는 공간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오랜 시간 가꾸어진 다랭이논과 풍경, 그 안에 피어나는 철마다 다른 꽃들, 유럽식 정원의 섬세한 구성 속에서 우리는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위로받는다.


오래된 돌담을 따라 이어지는 9개의 정원

섬이정원은 경상남도 민간정원 제1호로, 차명호 대표가 2007년부터 손수 다랭이논을 다듬고 꽃과 나무를 심으며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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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섬이정원 홈페이지 (섬이정원 여름 풍경)


2016년 일반에 개방된 이후로는 사계절 내내 자연을 닮은 풍경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총면적 1만5천㎡ 규모의 이 정원은 궁궐이 담과 문으로 공간을 나누듯, 다랭이논의 높낮이를 활용해 9개의 독립적인 ‘방’ 같은 정원으로 나뉘어 있다.


돌담정원, 겨울정원, 물고기정원처럼 이름부터 궁금증을 자아내는 정원들은 각각의 개성과 분위기를 간직한 채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방문자들은 ‘숲속길’ 안내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나무 그늘 아래서 산책을 즐기고, ‘숨바꼭질 정원’에서는 분수의 시원한 물줄기에 발을 담그며 여름의 더위를 식힌다.


특히 ‘모네의 뜰’과 ‘하늘 연못’은 이곳의 백미로, 사진 한 장 찍지 않고는 지나치기 어려운 감성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쉼과 사색이 있는 힐링 명소

섬이정원은 2020년 경상남도가 선정한 ‘비대면 힐링 관광 18선’에도 이름을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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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남해군지 (섬이정원)


이어 2024년에는 산림청 주관 ‘대한민국 아름다운 민간정원 30선’ 중 ‘쉼이 있는 정원’ 부문에 선정되며 다시 한 번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자연 지형을 그대로 살려 구성한 정원은 한려해상공원의 바다 전망과 어우러지며, 조용한 사색의 공간으로도 제격이다.


정원 안에는 수제 꽃차와 홍차를 판매하는 ‘가든티샵’도 운영되고 있어, 찻잔을 손에 들고 바람과 햇살을 느끼는 소소한 여유도 누릴 수 있다.


북적임 없이 조용히 걷고, 머무르고, 느낄 수 있는 이곳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는 물론, 가족 나들이, 개인 명상 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남해를 가장 남해답게 만나는 곳

돌담 하나, 연못 하나에도 시간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섬이정원. 여기에 철따라 피어나는 들꽃들과 자연 그대로의 생울타리가 어우러지며 남해의 정취를 가장 순수하게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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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남해군지 (섬이정원)


남해군 남면 평산리 44-2, 섬이정원의 주소다. 입장료는 현장 무인매표소에서 받고 있으며, 자세한 정보는 남해군청 또는 섬이정원 공식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바쁜 일상 속 멈춰 있던 감정의 결을 다시금 깨워주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어느 계절에 찾아도 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품은 이곳. 설명이 필요 없는 풍경,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 그리고 꽃과 바람이 함께 머무는 섬이정원에서 명화 같은 하루를 걸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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