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노란 유채꽃 사이를 수놓듯 날아다니는 수백만 마리의 나비, 그 위로 카메라 셔터 소리와 아이들의 탄성이 겹쳐지는 마을.
전남 함평은 매년 봄이면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활기를 띤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봄 풍경을 직접 만나기까지는 언제나 현실적인 장벽이 있었다.
기차를 타고도 내릴 수 없었던, KTX가 지나치기만 하던 그 지역. 올해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이제는 스쳐 지나가지 않는다. 고속열차가 그 봄의 정점에서 멈춘다.
전남 함평군은 오는 4월 25일부터 5월 6일까지 열리는 ‘함평나비대축제’ 기간 동안, 호남선 KTX 열차가 함평역에 하루 4회(상·하행 각 2회) 임시 정차한다고 밝혔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번 결정은 함평군이 직접 코레일과 협의해 이끌어낸 결과로, 지역 축제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체류형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다.
코레일 광주본부 측은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협력 차원에서 기꺼이 참여하게 됐다”며 “보다 많은 관광객들이 편하게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면에서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KTX에서 내린 뒤에는 다시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함평군은 기차역과 축제장을 잇는 무료 셔틀버스를 상시 운영할 예정이다. 자차 없이도 편하게 이동할 수 있어,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이나 고령층에게 큰 호응이 예상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KTX 승차권을 제시하면 축제 입장권을 할인해주고, 소정의 기념품도 증정한다. 이동 비용과 즐길 거리의 부담을 줄이고, 누구나 가볍게 봄나들이를 떠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함평나비축제’는 단순한 꽃놀이를 넘어선다. 봄의 절정을 배경으로 열리는 다채로운 전시와 체험, 지역 공연들이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를 위한 콘텐츠로 채워진다.
특히 유채꽃밭을 배경으로 날아다니는 나비 떼는, 그 자체로 한 폭의 풍경이자 인생 사진의 무대다.
해마다 이곳을 찾는 사진 애호가와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출처: 함평군
이제는 “가고는 싶지만 좀 멀지 않나”라는 말 대신, “기차 타고 금방이더라”는 말이 어울리는 함평.
꽃길 위에서 나비가 춤추고, 열차는 그 봄 한가운데에서 멈춘다.
올해 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만나는 가장 먼 기억. 지금, 나비의 고장 함평으로 떠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