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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역사를 품은 산성 둘레길 산책

by 트립젠드

신라의 흔적을 따라 걷는 보은 삼년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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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삼년산성)


충청북도 보은군 보은읍 성주1길 104에 자리한 삼년산성은 이름 그대로 천년의 시간을 견디며 오늘날까지 굳건히 서 있는 신라의 산성이다.


삼국사기 기록에 따르면 신라 자비마립간 13년(470)에 처음 축조되었고, 삼 년의 공사 끝에 완공되었다 하여 ‘삼년산성’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둘레 약 1.7km, 성벽 두께 8~10m, 높이 13~20m에 달하는 웅장한 규모는 당시 이곳이 단순한 방어시설을 넘어 전략적 요충지였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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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삼년산성)


신라의 북진 과정과 삼국통일전쟁에서 중요한 거점이었고, 고려 태조 왕건과 후백제의 격돌, 조선시대까지 이어지는 역사 속에서도 변함없이 요새로 기능했다.


주차장에서 약 10분 정도 걸으면 성 탐방의 시작점인 서문에 닿는다. 현재는 문을 지탱하던 초석만 남아 있지만, 당당히 이어지는 성벽 아래에 서면 정육각형 성돌로 촘촘히 쌓은 장인의 솜씨와 난공불락의 기운을 실감할 수 있다.


서문을 지나 성곽을 따라 걷다 보면 동북치성 전망대가 나타나고, 이곳에서는 보은 일대의 산세가 한눈에 펼쳐진다.


성 안에는 신라 시절 조성된 아미지라는 연못과 조선시대 학자 김생의 글씨가 남아 있는 암벽도 있어 학문과 예술의 흔적까지 함께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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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삼년산성)


삼년산성 둘레길은 길이 잘 정비되어 있으나 계단이 많아 다소 난이도가 있는 편이다. 대신 성벽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걷는 내내 감탄을 자아낸다.


돌 사이로 낀 이끼와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고요함을 더해, 치열한 전쟁터였던 과거의 흔적은 온데간데없이 평화로운 산책길로 변모해 있다.


충북 유형문화재 제312호로 지정된 보은사 석조여래입상도 성곽 탐방 중 놓치지 말아야 할 명소다.


보은군은 최근 삼년산성과 인근 1,644기 고분군을 연계한 역사테마공원과 탐방로를 조성해 산책과 역사 체험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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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관광공사 (삼년산성)


발굴된 고분에서는 금동제 귀고리와 철제 고리칼, 토기류 등이 출토되어 신라인들의 생활과 문화를 생생히 전해준다.


정비된 4.5km의 역사탐방로와 전망데크, 정자는 천년의 시간을 품은 성곽을 더욱 깊이 있게 느낄 수 있는 길잡이가 되어준다.


삼년산성은 단순한 유적지가 아니라, 신라에서 고려, 조선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사건의 무대였던 산성이다.


오늘날 이곳을 찾는 이들은 고즈넉한 성벽을 따라 걷는 동안, 과거의 전투와 왕들의 흔적은 물론, 세월이 만들어낸 평화와 치유의 기운까지 함께 느낄 수 있다. 천년을 버틴 성벽 아래서, 여행자는 역사의 무게와 동시에 고요한 힐링을 경험하고 싶다면, 삼년산성을 방문해 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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