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노원구 (2024 불암산 철쭉제)
분홍빛 벚꽃이 도시를 물들이고, 사진으로 남은 봄날이 금세 추억으로 멀어질 즈음, 조용히 자리를 채우는 꽃이 있다.
눈부시진 않지만 오랫동안 바라보게 되는 그 꽃, 바로 철쭉이다. 늘 조용히 피었다 지는 꽃이라 생각했지만, 서울 한복판에서 그 철쭉이 주인공이 되는 축제가 열린다.
노원구 불암산 자락 아래, 꽃길을 따라 걷다 보면 그 끝엔 하루를 머물게 하는 공간이 펼쳐진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어울릴 수 있는 잔디마당, 잔잔한 음악과 함께 흐르는 공연, 그리고 꽃과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봄바람. 이곳은 단순히 꽃을 보고 돌아서는 곳이 아니다. 쉬고, 걷고, 책을 읽으며 ‘봄을 살아보는’ 공간이다.
출처 : 노원구
서울 노원구는 오는 4월 15일부터 27일까지 ‘2025 불암산 힐링타운 철쭉제’를 연다고 2일 밝혔다.
불암산 힐링타운 내 ‘철쭉동산’을 중심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올해로 4회째를 맞으며, 노원을 대표하는 다섯 개 축제 중 봄을 여는 첫 행사다.
지난해에는 13일간 23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다녀가며 큰 호응을 얻었고, 올해 역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꾸려진다. 단순 관람형이 아닌, ‘하루를 머물며 즐기는 체류형 축제’로 기획된 것이 특징이다.
현장에는 동화나라 콘셉트의 조형물들이 설치되고, 문화공연과 힐링마켓(플리마켓), 푸드트럭이 함께 운영된다. 나비정원, 산림치유센터, 정원지원센터 등 기존 힐링타운 시설에서도 철쭉제 기간 동안에만 진행되는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불암산 철쭉 풍경)
이번 철쭉제에서 가장 이색적인 공간은 ‘책쉼터 방긋’이라는 이름의 야외도서관이다. 어린 왕자 테마 조형물과 북 큐레이션 존, 그늘막이 설치되어 있어 자연 속에서 책과 함께 여유를 누릴 수 있다.
카페포레스트 앞 잔디마당, 유아숲체험장 인근 냇가, 피크닉장 등 힐링타운 곳곳이 야외도서관으로 꾸며지며, 그림책 읽어주기 행사 등도 함께 진행된다. 철쭉동산 앞 힐링쉼터에는 메인무대가 설치돼 주말마다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진다.
특히 19일 개막 퍼포먼스인 ‘나비 날리기’를 시작으로, 서커스와 버블쇼, 김덕수패의 사물놀이 공연이 진행되며, 27일에는 오케스트라, 팝핀현준, 박애리의 합동 무대가 준비돼 있다.
출처 : 노원구 (2024 불암산 철쭉제)
불암산 힐링타운 철쭉제는 화려하진 않지만 그만큼 더 깊은 여운을 남긴다. 관광지가 아닌 일상의 연장선에서, 사람들이 잠시 멈추고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진 이 축제는 ‘도심 속 자연’이 줄 수 있는 편안함을 고스란히 전한다.
분홍빛 철쭉과 조용한 음악, 그리고 책과 바람이 어우러진 풍경 속에서 누구나 각자의 속도로 봄을 느낄 수 있다. 서울 안에도 이런 곳이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로, 이곳은 이번 4월 가장 ‘오래 머물고 싶은 장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