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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금산에서 만난 분홍꽃 바람의 하루

by 트립젠드

벚꽃보다 붉은 꽃길 따라
봄의 정수를 담은 이틀
금산 마을이 ‘홍도화’로 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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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금산군


진분홍빛 복숭아꽃이 마을 전체를 붉게 물들이는 4월, 충남 금산군의 작은 농촌 마을이 이틀 동안 완전히 다른 세계로 변신한다.


이른 봄, 벚꽃보다도 한발 앞서 진한 빛깔로 피어나는 홍도화는 매년 이 시기, 금산 홍도마을을 ‘붉은 카펫을 깔아놓은 듯한’ 풍경으로 물들인다.


2025년 4월 12일과 13일, 금산군 남일면 신정2리에서 열리는 ‘홍도화축제’는 지역 특산물과 역사, 자연, 그리고 진한 봄꽃이 어우러진 마을형 축제다.


붉은 꽃잎으로 뒤덮인 둘레길을 걷고, 무대 공연을 즐기고, 향긋한 약초 향이 감도는 시골 풍경을 마주하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훌쩍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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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금산군


‘홍도마을’이라는 이름은 이곳에 유독 붉은 복숭아꽃이 많았던 데서 비롯됐다.


마을의 지형이 마치 붉은 복숭아를 얹은 소반처럼 생겼다는 데서 ‘홍도(紅桃)’라는 명칭이 붙었으며, 지금도 약 1만 2천여 그루의 홍도나무가 마을을 감싸고 있다.


이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단순히 아름답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하다.


마을 입구에서 시작해 목사리재까지 이어지는 약 4km 구간은 온통 진한 홍색 꽃잎으로 덮여, 마치 꽃 카펫 위를 걷는 듯한 이색적인 감각을 선사한다.


사진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인생샷 명소’,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에게는 봄 소풍의 최적지로 손색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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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금산군


홍도화축제는 꽃을 보기 위한 방문자뿐 아니라, 마을이 지닌 역사와 문화를 함께 경험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매력적인 공간이다.


예로부터 금산은 인삼과 약초 재배지로 유명했다. 지금도 마을에 들어서면 약초 향이 은은히 풍기며, 계절에 따라 인삼 캐기나 인삼주 만들기 체험도 진행된다.


또한 축제장 인근에는 덕기봉과 마하산이 병풍처럼 마을을 둘러싸고, 앞으로는 신정천이 흐른다.


조용한 산과 물이 어우러진 이 풍경은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정적의 평화’를 선물한다.


여기에 차로 가까운 거리에는 용담댐, 십이폭포, 진악산 등도 있어 1박 2일 여행 코스로도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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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금산군


홍도화축제는 해마다 1만 명 이상이 다녀가는 지역 대표 행사다.


단순한 꽃 구경을 넘어, 감성적인 풍경과 함께 시골 마을의 따뜻한 환대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여행자들의 재방문을 이끌고 있다.


금산군은 올해도 축제장을 찾는 이들이 보다 여유롭게 봄날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과 편의시설을 준비 중이다.


마을을 따라 걷는 동안, 어느새 붉은 꽃잎에 물들게 되는 이 봄의 축제는 단지 이틀뿐이지만, 기억 속에는 오래 남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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