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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에 담긴 풍경화, 경산 반곡지로의 초대

by 트립젠드

경산 남산면 숨겨진 물빛 명소
왕버들 터널이 만든 사계의 길
무료로 즐기는 고즈넉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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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경산 반곡지, 저작권자명 2023 한국관광 사진기자단(FRAME KOREA 1기) 임태원)


고즈넉한 마을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물결 위로 드리운 나무 그림자가 시선을 붙든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수면은 거울처럼 풍경을 담아내고, 계절의 빛깔은 그 속에서 한층 더 짙어진다.


세월의 무게를 고스란히 품은 고목들은 천천히 걷는 이에게 긴 이야기를 들려주듯 서 있다. 이곳에서의 산책은 화려하지 않지만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왕버들이 만든 천연의 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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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경산 반곡지)


경상북도 경산시 남산면 반곡리에 자리한 반곡지는 1903년 농업용 저수지로 조성된 곳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수백 년을 견뎌온 왕버들이 20여 그루 늘어서 150m 남짓 이어지는 길은 압도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특히 물가에 비친 나무와 하늘은 계절마다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봄에는 복사꽃이 환하게 피어나 수면을 수놓고, 여름에는 푸른 잎사귀가 시원한 그늘을 드리운다.


가을이면 붉고 노란 색채가 저수지 위에 반사되어 물결과 어우러지고, 겨울에는 앙상한 나무 가지마저 고요한 아름다움을 더한다.


사진가들이 찾는 드라마 속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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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경산시 (경산 반곡지)


반곡지는 ‘사진 찍기 좋은 녹색명소’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곳이며, 행정안전부에서도 향토자원 30선에 포함시켰다.


이 덕분에 드라마 <아랑사또전>, <대왕의 꿈>, 영화 <허삼관>의 촬영지로 활용되며 널리 알려졌다.


방문객들은 이곳을 ‘제2의 주산지’라 부르기도 한다. 나무와 물이 빚어내는 조화로운 풍경은 촬영가들뿐 아니라 일반 여행객에게도 큰 감동을 준다.


특히 새벽 무렵 물안개가 피어오를 때는 마치 수묵화 같은 장면이 펼쳐져 카메라 셔터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한 여행객은 “계절마다 전혀 다른 옷을 입는 듯해 언제 와도 새로운 감흥을 준다”고 전했다.


가벼운 산책, 부담 없는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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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경산 반곡지, 저작권자명 2023 한국관광 사진기자단(FRAME KOREA 1기) 임태원)


반곡지는 규모가 아담해 한 바퀴를 도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따라서 나들이나 짧은 산책 코스로 적합하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연중무휴로 언제든 찾아갈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주변에는 소박한 카페들이 있어 저수지를 감상하며 여유를 즐기기에도 좋다. 특히 복사꽃이 만개하는 시기에는 가장 많은 이들이 찾으며, 이때의 풍경은 절정이라 할 만하다.


그늘이 드리운 흙길을 따라 걷다 보면 시원한 바람과 함께 오래 머물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레 피어난다.


물 위에 비친 하늘과 나무가 어우러진 반곡지는 크지 않은 공간 안에 넉넉한 풍경을 품은 곳이다. 경산을 찾는 이라면 꼭 한 번 들러야 할 자연의 무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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