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국관광공사 (신안 퍼플섬)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곳에, 일상에서는 좀처럼 마주하기 힘든 풍경이 펼쳐진다.
붉은 노을에 젖은 수평선, 고요히 일렁이는 바다 위로 길게 이어진 다리, 그리고 그 다리를 따라 걷는 이들의 발걸음이 어우러진다.
익숙한 듯 낯선 색이 섬 전체를 감싸며 여행자를 맞이한다. 자연의 빛깔과 사람의 손길이 함께 빚어낸 이곳, 그 특별한 매력은 마침내 한 번쯤 걸어보고 싶은 마음을 품게 만든다.
출처: 한국관광공사 (신안 퍼플섬)
전남 신안군 안좌면의 반월도와 박지도를 아우르는 이름, ‘퍼플섬’은 이름 그대로 보랏빛으로 장식된 독특한 여행지다.
마을 지붕과 담벼락, 길가의 휴지통과 벤치까지 보라색으로 단장되어 섬 전체가 하나의 테마파크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섬을 찾은 이들은 이국적인 풍경에 놀라고, 그 위를 걷는 발걸음에서 느껴지는 낭만에 또 한 번 매료된다.
퍼플섬의 중심은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세 개의 보행교다. 안좌도에서 반월도로 이어지는 문브릿지는 약 380m 길이로, 선박이 지나갈 때는 부잔교가 열리는 구조로 되어 있어 색다른 구경거리를 선사한다.
출처: 한국관광공사 (신안 퍼플섬 퍼플교)
반월도와 박지도를 잇는 퍼플교는 약 915m, 박지도를 안좌도와 이어주는 다리는 약 547m로, 모두 걸어서 둘러보면 약 30분이 소요된다.
해상에 길게 뻗은 이 보랏빛 다리를 걷는 순간, 여행자는 마치 바다 위를 걷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퍼플교의 탄생에는 한 할머니의 소망이 깃들어 있다. 평생을 박지도에서 살아온 김매금 할머니는 생전에 직접 걸어서 섬을 건너 목포까지 가기를 바랐다.
그 소망은 2007년 다리가 놓이며 현실이 되었고, 이후 두 섬에서 자라는 보랏빛 농작물과 꽃을 모티프로 하여 지금의 ‘퍼플섬’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출처: 한국관광공사 (신안 퍼플섬)
퍼플섬의 또 다른 재미는 독특한 입장 방식에 있다. 일반 성인은 5천 원, 청소년은 3천 원, 어린이는 천 원의 입장료가 책정되어 있으나, 보라색 옷이나 신발, 모자 같은 아이템을 착용하면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여행객 스스로 퍼플섬의 풍경을 완성하는 한 부분이 되는 셈이다. 보라색 의복이 없다면 매표소 옆 기념품점에서 구입할 수도 있어 여행 전부터 흥미로운 선택지를 제공한다.
반월도 입구에 자리한 매표소 옆에는 ‘퍼플박스’라 불리는 복합 문화 공간이 있다.
이곳에서는 미디어 아트 전시가 펼쳐지며, 신안 앞바다의 해저 유물 이야기부터 고흐·클림트 같은 명화까지 초대형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출처: 한국관광공사 (신안 퍼플섬 퍼플교)
퍼플교와 퍼플섬 곳곳에는 여행자의 발걸음을 붙잡는 포토 존이 마련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반월도에서 박지도로 이어지는 다리 앞, 반달 위에 앉은 어린 왕자와 사막여우 조형물은 많은 이들의 카메라에 담긴다.
섬의 작은 카페와 쉼터, 전동카트를 빌려 달리는 해안길은 걷는 재미와는 또 다른 활력을 더해준다.
낮의 퍼플섬이 꽃과 바다, 하늘이 어우러진 화사한 풍경이라면, 밤이 되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신한다.
출처: 한국관광공사 (신안 퍼플섬 퍼플교)
어둠 속에 빛나는 보라색 조명은 다리를 따라 은은히 번지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바닷물 위에 반사된 불빛은 마치 별빛이 바다에 내려앉은 듯 신비로운 장관을 연출한다.
퍼플섬은 단순한 여행지를 넘어, 한 사람의 바람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섬 전체를 변화시킨 특별한 공간이다.
보라색 옷을 입고 걸을 때 더욱 빛나는 이 길은, 걷는 이들에게 단순한 이동이 아닌 ‘기억에 남는 여행’을 선사한다. 섬을 따라 걷는 발걸음마다, 이곳만의 색채가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