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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북에 오른 특별한 공간, 의령 일붕사의 동굴 법당

by 트립젠드

세계 최대 동굴 법당의 비밀
의령 봉황산에 자리한 일붕사
신라 혜초 스님 창건 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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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의령군 (경북 의령 일붕사)


“동굴 안에 법당이 있다?” 처음 들으면 믿기 어렵지만, 경남 의령 봉황산 자락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동굴 법당이 실제로 존재한다.


기암괴석에 둘러싸인 절벽과 함께 영국 기네스북에도 등재된 이곳은 바로 일붕사다. 단순한 사찰이 아닌, 신라 시대부터 이어져 온 신비한 전설과 거대한 불사가 공존하는 장소다.


일붕사의 역사는 멀리 신라 성덕왕 26년, 서기 72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인도와 중국을 순례하던 혜초 스님이 꿈속에서 지장보살을 만났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보살은 나라를 위해 불사를 일으키면 훗날 큰 보배가 될 것이라 말했다고 한다. 귀국한 스님은 성덕왕에게 이 뜻을 전했고, 봉황산에서 꿈속의 모습과 닮은 기암절벽을 발견해 사찰을 세웠다. 처음 이름은 성덕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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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경북 의령 일붕사, 저작권자명 손창현 작가)


이후 성덕사는 여러 차례 화재를 겪었다. 특히 1984년 누전으로 법당이 소실된 뒤, 당시의 서경보 스님은 산의 기운을 다스리기 위해 동굴을 뚫어야 한다고 전했다.


그 말에 따라 1986년 대규모 불사가 시작되었고, 지금의 동양 최대 동굴 법당이 탄생했다.


일붕사에는 두 개의 동굴 법당이 있다. 대웅전은 약 455㎡ 규모로 세계 최대를 자랑하며, 제2 법당인 무량수전도 297㎡에 달한다. 이 독특한 법당은 영국 기네스북에 공식 등재되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법당 외에도 범종각, 산신각, 나한전, 약사전, 조사전 등 불교 전각들이 두루 마련되어 있으며, 바위틈에 모셔진 나반존자상과 병풍 바위 아래의 약사여래불, 삼천불 지장전은 보는 이로 하여금 경외감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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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의령군 (경북 의령 일붕사)


현재 일붕사는 대한불교 일붕선교종의 총본산으로, 신라의 성덕사에서 시작된 오랜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서경보 스님의 유품을 모신 기념관, 80여과의 일붕존자 진신사리 등이 함께 봉안되어 불교적 가치와 역사적 의미를 동시에 지닌다.


의령군 궁류면 청정로에 자리한 일붕사는 연중무휴로 개방되며, 주차 시설과 화장실도 갖춰져 있다.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신비로운 전설과 불심이 깃든 이곳은 지금도 수많은 이들의 발길을 끌어당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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