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온실 속 작은 봄, 아산 세계꽃식물원 이야기
비 와도 걱정 없는 실내 꽃길
사계절 피는 꽃이 있는 곳
실내에서 만나는 진짜 봄 정원
출처 : 세계꽃식물원 SNS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대부분 지역의 벚꽃이 이미 절정에 달한 지금, ‘벚꽃엔딩’은 올해도 어김없이 빨리 찾아올 전망이다.
하지만 꽃이 떨어졌다고 봄이 끝나는 건 아니다. 진짜 봄을 더 오래, 더 확실하게 즐기고 싶다면 ‘날씨와 상관없는 실내 꽃 명소’로 시선을 돌려야 할 때다.
그중에서도 충남 아산에 위치한 ‘세계꽃식물원’은 지금 같은 날씨에 가장 믿을 수 있는 선택지다.
사계절 내내 꽃이 피는 온실 정원
아산 세계꽃식물원은 충청남도 아산시 도고면에 자리한 국내 최대 규모의 실내 식물원이다.
출처 : 세계꽃식물원 SNS
넓이만 해도 어지간한 축구장 몇 개를 합친 규모며, 이곳에서는 연중 약 3,000종의 식물이 꽃을 피운다. 실내 온실로 꾸며져 있어, 봄비든 폭설이든 외부 날씨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관람이 가능하다.
튤립과 백합, 아이리스 같은 구근류부터 열대 화초, 관상수까지 다양하게 전시되며, 식물의 생애 주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살아 있는 전시’가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이다.
단순히 보기 좋은 꽃만 모아둔 전시가 아니라, 꽃이 자라나고 시들고 다시 씨앗이 되는 과정까지 함께하는 정원이다.
꽃의 생애를 함께 걷는 식물 문화 공간
이 식물원의 역사는 1994년 아산화훼영농조합법인의 꽃 농장에서 시작됐다. 처음에는 네덜란드 등에서 꽃을 수입해 국내외로 유통하는 화훼 생산지였으나, 2004년부터 일반인에게 재배 온실을 개방하며 지금의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출처 : 세계꽃식물원 SNS
관람객들은 온실 안을 거닐며 단지 꽃을 ‘보는’ 것을 넘어, 식물과 교감하는 시간을 갖는다. 식물의 변화를 직접 관찰하고, 원예 클래스나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어,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특히 인기다.
2015년 개관한 ‘리아프 가든센터’에서는 일상 속 원예 문화를 제안하는 소형 정원도 함께 운영되며, 계절별 테마 클래스도 열리고 있다.
실내에서 만나는 진짜 봄
꽃은 밖에서만 즐겨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이제 옛말이다. 주말마다 뒤바뀌는 날씨, 변덕스러운 기온 속에서도 항상 꽃이 피어 있는 실내 공간이 있다면, 그곳이야말로 진짜 봄의 대안이 아닐까.
출처 : 세계꽃식물원 SNS
아산 세계꽃식물원은 일기예보에 휘둘릴 필요 없이, 비가 와도 눈이 내려도 여전히 봄이 한창인 정원이다. 주말 계획이 갑작스럽게 꼬였다면, 혹은 조용히 꽃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이곳으로 향해도 좋다.
꽃잎이 떨어진 거리 대신, 온실 가득 피어난 생명력 속에서 다시 계절을 시작할 수 있다. 밖은 이미 벚꽃이 끝났지만, 실내 정원 속 ‘진짜 봄’은 이제 시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