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연안부두 풍경)
바다 건너는 데 3만 원이 넘던 요금이 3천 원으로 바뀌자 시민들은 그야말로 몰려들었다.
수도권 시민의 봄나들이가 새롭게 바뀌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인천에서 출발하는 연안여객선이 있다.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지난 3월,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을 찾은 이용객 수가 6만3000명을 넘어서며 최근 10년간 3월 실적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열기는 올해 1분기 누적 통계에도 그대로 드러났다. 1월부터 3월까지 총 이용객은 14만2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가량 증가했다. 단순한 수치 그 이상으로, 시민들의 발길이 바다로 향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번 여객선 이용객 급증의 배경에는 지난 1월부터 전면 시행된 ‘인천 아이(i) 바다패스’가 있다. 인천 시민이라면 누구나 편도 1500원, 왕복 3000원이라는 파격적인 요금으로 서해 도서지역을 오갈 수 있는 제도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백령도 풍경)
인천시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이 제도는 단순한 할인 정책을 넘어, 여객선을 ‘해상 버스’ 수준으로 만들었다. 기존에 인천~백령도 왕복 요금이 3만9600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변화를 가져온 셈이다.
도입 초기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도 있었지만, 봄꽃이 피기 시작한 3월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시민들은 저렴해진 요금을 반기며 연평도, 백령도 등 6개 항로를 운항하는 여객선에 발을 들였다.
10척의 여객선은 연일 만석에 가까운 탑승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서는 풍경도 낯설지 않다.
특히 섬 관광 수요가 급증하는 봄철과 맞물리며 여객선은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북적이는 상황이다.
이번 정책은 인천 시민뿐 아니라 타 지역 방문객에게도 일정 부분 혜택을 제공한다. 평일에 한해 최대 70%까지 여객선 요금이 지원되며, 1박 이상 체류 시 할인 조건이 적용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백령도 풍경)
실제로 타 시도민의 경우 백령도 왕복 요금이 기존 8만1600원에서 5만3520원으로 낮아진다. 이로 인해 평일 섬 여행객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처럼 관광 수요가 특정 시기에만 몰리지 않고 평일에도 분산되면서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도 이용객 증가에 발맞춰 터미널 환경 정비에 나섰다. 봄꽃을 심고, 야외 벤치를 새롭게 설치해 여객 대기 시간을 보다 쾌적하게 만들었다.
오는 10일에는 노후 시설 교체 및 외관 재도색 작업도 예정되어 있어, 전반적인 이용 만족도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한편, 인천시는 여객선 정책 외에도 시민 교통 복지 확대를 위한 다양한 시책을 병행 중이다. 대중교통 요금을 환급해주는 ‘아이패스’, 신혼부부 임대 주택인 ‘아이 집 드림’, 광역버스 무제한 이용 혜택을 제공하는 ‘광역 아이패스’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출산가정을 대상으로 대중교통비를 최대 70% 환급하는 정책도 도입해 실질적인 체감 효과를 높이고 있다.
“여객선이 이렇게 붐빈 적은 오랜만이다”라는 말이 나올 만큼, 이번 ‘바다패스’ 정책은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섬 관광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섬은 멀다’는 인식을 ‘섬은 가깝다’로 바꿔놓은 지금, 수도권 시민의 나들이 지형도 함께 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