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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에 스며든 봄, 원주에서 만난 시간

by 트립젠드

종이로 만든 꽃이 피고
빛이 춤추는 이색 무대
걷기만 해도 예술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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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어둠이 내린 숲길에 빛이 번지자, 사람들은 놀라움에 발걸음을 멈췄다. 형형색색 조명이 비치는 꽃과 나비, 나무까지도 전부 ‘종이’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낯선 감각으로 재해석된 전통 소재는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았고, 축제는 시작부터 감탄으로 물들었다.


오는 5월 22일부터 25일까지, 강원도 원주에서 열리는 ‘제27회 원주한지문화제’는 단순한 종이 전시가 아니다. 예술과 도시, 사람과 자연이 종이 한 장을 매개로 촘촘히 연결되며, 관람객이 그 중심에 서는 경험형 축제로 다시 태어난다.


‘원주의 매력! 한지의 가치!’를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축제는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낮과 밤이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한지가 만든 상상력, 공간을 물들이다

축제의 시작은 눈부신 런웨이로 열린다. 개막식에서는 지역 시민 43명이 직접 모델로 나서 한지로 만든 의상을 입고 무대를 걷는다. 밤하늘 아래 펼쳐지는 ‘한지 패션쇼’는 ‘빛의 계단’ 점등식과 맞물려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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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축제장 전체는 한지로 만든 예술작품으로 가득 채워진다. ‘종이숲’, ‘빛의 계단’, ‘빛의 정원’ 등 대형 야외 설치작품은 지역 예술가들과 시민의 손으로 완성됐으며, 낮에는 자연광 아래 종이 특유의 색감이 돋보이고, 밤에는 조명과 어우러져 몽환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특히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반응하는 미디어아트 ‘꽃의 유영’은 이번 축제에서 새롭게 도입된 콘텐츠다. 전통 종이인 한지와 첨단 기술이 결합돼 한지를 더욱 다채롭게 체험할 수 있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느끼는 한지

실내에서는 ‘제25회 대한민국한지대전’ 수상작과 ‘빛’을 주제로 한 초대작가전, 지역 청소년들이 참여한 ‘한지는 내 친구’ 전시까지, 다양한 시각적 자극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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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여기에 더해 관람객이 직접 종이를 자르고 붙이는 공예 체험도 운영된다. 사전 예약이 필요한 단체 프로그램부터, 현장에서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개인 체험까지 준비되어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의 참여를 끌어낸다.


아이들은 한지의 결을 손끝으로 느끼고, 어른들은 전통 속 새로운 감각을 발견하게 된다.


또한 축제 기간 중인 5월 23일에는 ‘2025 한지국제포럼’이 원주한지테마파크에서 개최된다. 이 포럼은 한국, 일본, 중국의 한지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해 한지 제작 시연과 발표를 진행하는 행사로, 국가 간 전통문화 교류의 장이 될 전망이다.


걸으며 힐링하고, 머물며 즐긴다

단순히 보고 지나가는 축제가 아닌, 직접 체험하고 머물며 즐기는 형태로 축제의 성격도 진화했다. 축제장 한편에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쉼터형 공간 ‘한지붕마켓’이 조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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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원주시


이곳은 지역 공예작가의 부스를 비롯해 푸드트럭과 농특산물 판매 부스까지 갖춰져 있어, 머무는 시간 자체가 즐거운 여정이 된다. 또한, 가족형 놀이 프로그램과 관람객과의 소통을 중시한 소규모 콘서트가 야외무대에서 펼쳐져, 축제에 생기를 불어넣을 예정이다.


원주한지문화제위원회는 “올해는 관람객이 단순한 구경꾼이 아닌, 축제의 일원이 되는 방식으로 기획됐다”며 “전통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세계와 소통하는 문화축제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조용히 걸으며 예술을 만나고, 자연 속에서 힐링을 누리는 시간. 5월의 원주에서, 전통 한지가 펼치는 새로운 감동을 놓치지 말아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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