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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의 봄, 철쭉이 부르는 길 위에 서서

by 트립젠드

단 3일만 열리는 봄꽃 장관
철쭉이 능선을 뒤덮는 순간
보성 일림산, 지금 아니면 못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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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일림산 철쭉 풍경)


산 하나가 온통 분홍빛으로 물든다. 푸른 바다를 등지고 능선을 따라 펼쳐진 철쭉 군락, 단 3일 동안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이 풍경을 보기 위해 매년 봄이면 사람들이 전남 보성으로 향한다.


제21회 ‘일림산 철쭉문화제’가 오는 5월 3일부터 5일까지 보성군 웅치면 일림산 일원에서 열린다.


해발 667m 일림산은 호남정맥 끝자락에 자리한 산으로, 남해가 시야에 들어오는 능선에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는 곳이다.


이곳은 철쭉이 단순한 장식이 아닌, 지역의 자연과 문화가 함께 살아 숨 쉬는 공간이다.


바다와 철쭉이 어우러진 특별한 3일

일림산 철쭉문화제는 단 3일간 진행되며, 그 안에 모든 장면이 담긴다. 산 능선을 따라 조성된 150헥타르 규모의 철쭉 군락지는 봄철 국내 최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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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일림산 철쭉 풍경)


철쭉은 연한 분홍빛에서 진홍빛으로 이어지며, 푸른 바다와 대비돼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


보성군은 철쭉이 가장 아름답게 피는 시기를 맞춰 문화제 일정을 정했다.


군 관계자는 “올해는 날씨도 따뜻하고 생육 상태도 좋아 꽃 색감이 예년보다 훨씬 선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등산로는 초보자도 무리 없이 오를 수 있도록 정비돼 있으며, 정상에 오르면 봄바람과 함께 펼쳐지는 경관이 일상의 피로를 덜어준다.


자연과 전통, 체험이 공존하는 문화제

이번 철쭉문화제는 단순히 꽃을 구경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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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일림산 철쭉 풍경)


정상에서는 지역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산신 제례가 열리고, 일림산의 생태와 사계를 담은 산림문화 사진전도 함께 진행된다.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편백 자르기, 목공예 체험은 물론, 보성에서 생산된 로컬푸드를 직접 만나볼 수 있는 장터도 열린다.


또한, 5월 2일부터 6일까지는 보성군 전역에서 ‘2025년 통합형 보성다향대축제’도 열린다.


‘천년 차의 약속’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한국차문화공원 등지에서 진행되며, 어린이날 행사, 보성마라톤대회, 데일리 콘서트 등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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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일림산 철쭉 풍경)


보성군은 5월 황금연휴 기간을 활용해 지역 전통과 자연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복합형 봄 여행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금 아니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

일림산 철쭉문화제는 한 번 놓치면 내년을 기다려야 한다. 3일이라는 한정된 시간, 해발 667m의 능선 위에서만 만날 수 있는 풍경. 이 장면은 사진보다 눈으로 직접 마주할 때 진가를 발휘한다.


철쭉의 계절, 뻔한 꽃길이 지겨웠다면 이번 봄엔 분홍빛 능선 위를 걸어보자. 보성의 5월은 생각보다 더 깊고, 더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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