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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지치고 힘들 때, 이 영화를 보세요

<청설> 리뷰

by 소려











오늘은 진지하게


오늘은 사뭇 진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여러분은 살면서 ‘구원의 빛’을 마주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우리는 너무 힘든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폭력과 혐오와 비난으로 가득한 시대, 우리는 몰이해의 시대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세상에도 ‘빛’은 언제나 존재하기 마련이죠.

때는 바야흐로 제가 입대를 한 지 1달 남짓했을 무렵입니다. 저는 보직이 운전병이었기에 훈련소를 수료하고 야전수송교육대, 통칭 야수교로 불리는 교육시설로 입소하게 됩니다. 매체가 제한되어 있던 훈련소와 다르게 야수교에선 전화도 마음대로 쓸 수 있었고, 무엇보다 tv를 보는 게 가능했습니다. 이 tv가 왜 중요하냐? iptv 기능으로 아이돌 뮤비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녀의 이름을 처음 마주한 건 친구가 보내준 인터넷 편지에서였습니다.


“김민주는 신이야”


편지에는 그렇게 씌어있었습니다. 저는 속으로 말했죠. “김민주가 누군데?” 야수교에서 통화를 해도 친구는 1분에 200원씩 빠져나가는 금쪽같은 시간 속에서 김민주에 대한 열변만 주야장천 늘어놓는 겁니다. 저는 궁금해졌습니다. 대체 누구길래 내 4000원을 태운 건지. 친구가 광신도가 되어 저렇게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활관으로 돌아가 tv를 켜고 아이즈원의 ‘파노라마’ 뮤비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깨달았죠. 세상에 태양은 하나만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것을, 하늘에 떠있는 태양보다 더 환하고 아름다운 빛이 거기에 있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김민주, 내 삶의 빛이요, 내 생명의 불꽃. 나의 죄, 나의 영혼.

출처: 김민주 네이버 개인 프로필






GOAT


올해 최고의 영화가 탄생했습니다. 아니, 영화 역사상 최고의 영화가 탄생했습니다.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은 따놓은 당상이죠. 뭐 듄? 그딴 것도 영홥니까? 저는 김민주 배우가 나오지 않는 영화는 영화로 치지 않습니다. 그딴 건 그냥 UCC죠. 배우도 안 나오는데 그게 무슨 영화입니까. 11월 6일 이후로 영화 산업의 역사는 다시 써지는 겁니다. 멋지다 김민주!! 최고다 김민주!!

출처: 네이버 영화







11월 2일


마음 같아선 200지 원고지 200장 분량의 찬양글을 늘어놓고 싶지만 참겠습니다. 개빡치는 일이 있어서 하소연을 해야 하거든요. <청설> 시사회에 김민주 배우가 친히 발걸음 하신다는 소식에 저는 부리나케 예매를 하려 달려들었습니다. 물론 실패했고요. 하지만 지인이 표를 구해서 기적적으로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유레카! 오늘부터 내 생일은 11월 2일이다!

하지만 그리고 이틀 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됩니다. 주말에 잔업을 해야 한다는 얘기였죠. 아아, 저는 그날 빛을 잃었습니다. 11월 2일, 회사 건물에는 꿈과 희망을 잃은 불쌍한 한 남자의 울음소리가 하루종일 울려 퍼졌습니다.

출처: 네이버 영화






그래도 일단 리뷰니까


그래도 명목상 영화 리뷰니까 영화 얘기는 해야겠죠. <청설>은 오랜만에 한국에서 만난 담백한 청춘 로맨스입니다. 그런데 이제 수려한 외모의 배우들을 곁들인.

신파도 없고 공기를 싸하게 만드는 구린 유머도 없고 지나치게 작위적인 장면도 없습니다(일부 몇 장면만 뺀다면). 예쁜 청춘 남녀 둘이 따사로운 여름 햇살 아래서 꽁냥꽁냥 사랑을 싹 틔우는 걸 흐뭇하게 바라보기만 하면 되는 영화입니다.

출처: 네이버 영화






수화


작중에 수화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많습니다. 그런데 평들을 찾아보다 보니 수화 장면이 오글거린다는 의견이 꽤 있더군요. 정말 일상에서 말하듯이 생동감 있게 다들 연기해서 저는 오히려 인상 깊게 봤었는데 의외였습니다. 자막을 읽느라 화면에 집중하지 못해서 아쉬웠다는 평도 있던데 저는 그 부분 역시 공감하지 못했습니다. 애초에 자막을 왜 봅니까? 김민주 배우 얼굴을 눈에 1초라도 더 담아야 하는데 말이죠. 덕분에 저는 자막의 절반 정도는 안 봤습니다. 아직도 이 영화가 뭔 내용인지 몰라요. 근데 뭐 그까짓 게 중요합니까. 한번 더 볼 구실이 생겨서 오히려 좋네요.

출처: 네이버 영화






청각장애인 영화?


영화가 청각 장애라는 소재를 잘 활용했느냐 하면 고개가 갸웃거려집니다. 절대 김민주 배우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결말부의 반전과 관련이 있겠군요. 염세적인 시선으로 보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비장애인끼리 하하 호호 잘됐습니다” 아닌가라고 말이죠. 저도 어느 정도 동감합니다. 미녀와 야수식 결말이죠. 개인적으로 이런 결말을 썩 좋아하진 않습니다. 부족하고 결여되어 있을지언정, 그 자체로 아름다운 사랑을 굳이 이상적인 틀에 끼워 맞출까요?

물론 감독의 의도가 애초에 청각 장애에 대한 깊은 고찰을 기반으로 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때문에 이 영화에 나오는 갈등은 청각 장애라는 요소를 다른 것으로 치환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굳이 청각 장애여야 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죠. 절대 김민주 배우의 목소리를 듣지 못해서 그런 게 아닙니다.

출처: 네이버 영화






연기


노윤서 배우는 원래 본인 몫을 톡톡히 해내는 배우라고 생각했고 저는 나머지 두 명의 발견이 놀랍습니다. 홍경 배우는 첫인상은 묘했는데 볼수록 매력적입니다. 마스크는 박보검 배우 같은 스타일에 목소리고 좋죠. ‘무해하다’라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출처: 네이버 영화

그리고 김민주 배우는 팬심을 차치하고 봤을 때 솔직히 드라마에서 보여준 연기들은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영화에서 보여준 연기 퍼포먼스는 아주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발성까지 포함하는 연기까지 지켜봐야겠지만. 그래도 제한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표현을 해내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출처: 네이버 영화







아쉬움


저는 메가박스에서 주는 오리지널 티켓이라는 굿즈를 모읍니다. 물론 이번에도 받았지요. 근래 퀄리티가 많이 떨어진 것 같았는데 이번 <청설>은 아주 예쁘게 잘 나왔습니다. 아니! 못 나왔습니다! 왜 김민주 배우는 빠져있는 겁니까! 예!? 삼인방 같이 넣어줬어야지!! 아니면 단독으로 하나 더 내주던가!! 이건 너무한 거 아니냐고!!

출처: 네이버 영화






마무리


오랜만에 표값을 제대로 하는 영화를 만나서 기분이 좋습니다. 한번 더 봐야겠습니다. 간만에 극장에서 같은 영화 두 번 보겠네요. 이젠 세상마저 아름다워 보입니다. 김민주 배우를 내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만날 수 있게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 최고다 김민주!!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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