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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서브스턴스> 후기

사랑받고 싶다는 욕망이 만들어낸 어리석은 결말, 우리라고 다를까?

by 나무껍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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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리뷰해볼 영화는 요즘 핫한 영화인 ‘서브스턴스’다.

사실 난 영화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기에, 영화관에 잘 가지 않는다.

하지만 친구가 올린 서브스턴스 후기를 보니까 이 영화가 궁금해져서 보러갔다.

내 생에 첫 혼영이다.

일단 영화의 줄거리를 간단하게 요약해보자면, 젊었을때부터 아름다운 외모로 50세인 현재까지도 에어로빅(?)같은 운동방송을 하는 엘리자베스가 50세 생일을 계기로 방송사에서 짤리게 된다.

이유는 여자나이 50이면 더이상 아름답지 않다는 것?

우울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가던 중, 교통사고가 나는데 병원 직원에 의해서 서브스턴스를 접하게 된다.

고민하다가 약물을 주문하고, ‘수’라는 아름다운 인물과 몸을 교대하면서 살아간다.

기간은 일주일씩,..

하지만 점점 아름답고 젊은 수의 삶을 더욱 원하게 되고, 결국 이 7일을 지키지 못하고 망가지는 이야기다.


솔직히 이 영화를 보는 초반에는 굉장히 공감을 많이 했다.

아름다워지고 싶은 마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은 인간으로서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아무리 아름다운 사람도 결국에는 늙는다.

시간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연습없이, 어느순간 마주한 자신이 너무 늙고 초라하게 느껴진다면 나라도 서브스턴스를 주문하게 될 것 같다.

영화를 보는 내내 엘리자베스의 감정적 개연성이 너무 공감이 가서 끝을 알고있음에도 마음이 아팠다.

7일씩 몸을 교체하면서 젊고 아름다운 수의 삶과, 이제는 너무 늙어버린 엘리자베스의 삶의 대비를 보여주는 방식이 기억에 남는다.

수는 주로 낮에 밖에서 활동하는 반면, 엘리자베스의 상태인 7일은 집 안에서만 생활하고 영화속에 나온 대부분의 시간에서 엘리자베스는 어두운 밤에 활동한다.

창밖의 너무 눈부신 수의 광고판은, 집안에 불이 다 꺼져있어서인지 엘리자베스의 모습과 너무 대비되는 기분이었다.

엘리자베스는 본체의 내면, 수는 본체의 외면을 나타내는듯한 느낌.

또 다른 생각으로는 닿을 수 없는 이상향을 꿈꾸며 점점 비참해지는 인간의 삶을 나타내는 것 같기도 했다.


마지막 결론은 결국 비극이다.

제 3의 서브스턴스 복제인간(?)이 흉측한 모습으로 무대에 서는데, 아름다운 수의 얼굴이 아닌 본체인 엘리자베스의 얼굴을 붙인것이 인상깊었다.

결국은 자기 자신 자체로 사랑받고 싶다는 내면이 느껴져서인지 나는 그 모습 자체가 무척이나 비참하게 느껴졌다.


영화를 보면서 엘리자베스가 처음 서브스턴스를 접하게 만든 장본인이 있는데, 병원에서 만난 인턴(?)의사다.

서브스턴스 usb와 함께있던 메세지가 인상깊었는데, “그것이 내 인생을 바꿨어요”였나?

영화 초반에는 이 메세지가 희망처럼 느껴졌다.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 원하는 욕망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

하지만 영화 중반부에 주인공의 손가락이 썩으면서 다급하게 리필약을 찾으러 갈때 그 메세지가 한번 더 등장한다.

어쩌면 내 인생을 바꿨어요라는 말은 비극의 시작이었다는 뚯이 아니었을까?

기억에 남는 또다른 장면은 서브스턴스 제품을 찾는 공간이다.

누가봐도 초라하고, 들어가도 되나 싶은 공간의 안쪽은 사물함이 있는 새하얀 방이 나온다.

난 이 방이 정신병원처럼 느껴져서 기괴했던 것 같다.

그리고 주인공이 서브스턴스 판매자에게 전화통화를 해서 부작용이나 이것저것 물어보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매번 엘리자베스로 소개하면 누군지 모르고, 503이라는 번호로 말하면 알아듣는것도 판매자측의 무관심으로 느껴졌다.

어차피 난 너가 부작용이 걸리든, 몸이 망가지든 상관없다 하는 느낌.

하얀색 방에 있는 사물함에도 503, 207 이런식으로 번호가 적혀있어서 더 정신병원을 생각한걸지도 모른다.


영화에서 207번 남자가 잠깐 등장하는데, 문득 그런의문은 들었다.

저 남자는 무엇을 위해서 처음 서브스턴스에 손을 댄걸까.

젊은 모습으로 병원에서 일을 하고 있으니, 공부해서 의사가 되고싶었던 걸까 하는 생각?


영화시작부분에 주의사항겸 서브스턴스가 강조한 말이 있다.

“본체와 부캐, 둘은 하나다 둘다 당신이다.”대충 이런 느낌의 말이었는데, 영화가 진행되면서 본체와 부캐는 서로를 다른 사람이라고 인식하고 혐오한다.

난 이 부분이 매우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는데, 저 상황자체가 너무 비현실적이면서 동시에 현실적이라고 느껴졌다.

마치 내면과 외면이 서로 다를때 오는듯한 괴리감같달까.

누구나 페르소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는걸 알아서 더 기억에 남앗을지도 모른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내가 주인공이었다면 조금 아쉬웠을 부분이 몇가지 등장한다.

첫번째는 주인공이 차사고가 나서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저희 와이프가 엄청난 팬입니다.”라고 흘리듯이 말하는데, 이미 주인공은 그 이야기가 들리지 않는 상태로 자존감이 떨어져있었다.

그 장면이 정말 많이 안타까웠는데,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엘리자베스 그녀 자체의 삶을 누군가는 응원하고 동경하지만, 정작 그녀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게 마음아팠다.

두번째는 그녀의 중학교 동창을 만났을때다.

첫번째 손가락이 썩었던 그 시점, 그녀가 동창생을 만나러 약속장소에 나갔다면 이렇게 비극적인 결말까지는 맞이하지 않았을 것이다.

50세가 된 그녀에게 “여전히 세상에서 제일 예쁘구나”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옆에 있었다면 그녀는 멈췄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마지막은 엘리자베스의 영상과 수의 영상은 컨셉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는 걸 엘리자베스가 깨달았을때다.

엘리자베스가 주연인 영상은 에어로빅(?)몸매관리 운동 프로그램 컨셉이었지만, 수의 영상은 엉덩이와 허리, 동작의 움직임이 강조된 마치 야동같은 느낌의 영상이었다.

이 부분에서 엘리자베스가 분노하고 주먹을 쥐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때라도 수의 모습으로 제작자에게 화를 냈다면 이런 비극적인 결말로 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랑받고 싶다는 욕망으로 인해 그녀는 많은것을 포기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주연들의 연기력이 아주 만족스러웠다.

또한 영상미나 음향도 신경을 많이 쓴 것이 느껴졌다.

첫 부분에 제작사 사장의 새우먹방소리가 무척 혐오스러웠는데, 주인공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 했다.

전체적으로 엘리바베스 스타(?) 암튼 별모양 그게 점점 바래져가는것도 엘리자베스의 인생을 잘 비유한 것 같다.

과거의 영광은 어디까지나 과거이고, 현재는 현재의 삶의 의미를 찾고 살아야한다.

때로는 나의 노력이 인정받지 못하고, 어쩔 수 없는 시간의 흐름과 현실에 좌절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받아들여야 할때가 있다.

사랑받고 싶다는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은 그 욕망을 위해 흐름을 거슬러 많은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 너무 아쉽게 느껴진다.

내 눈에는 50대인 주인공이 너무나 아름답고 멋지게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가 늙고싶지 않아하고,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어한다.

우리나라는 성형강국이고, 조금만 주름이 생겨도 보톡스를 맞고는 한다.

주인공의 어리석음을 비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라고는 다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도 주인공과 같은 상황이었으면 서브스턴스에 손을 대지 않을 수 있을까, 결말을 알면서도 이 욕망을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인 여담으로 최근에 눈 뒤트임 성형수술을 하고싶어서 이것저것 알아보고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나서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운동이나 열심히 하면서 살아야지..허허허…


아무튼 이번 영화는 다들 한번쯤 보러 가면 좋겠다.

단 고어물이라 진짜 속이 너무 안좋을 수 있으니 다들 유념하고 관람하길 바란다.

이상으로 영화 서브스턴스 관람후기를 마치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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