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디셀러 책이 던지는 다양한 메세지, 우생학이란?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룰루밀러
오늘 리뷰해 볼 책은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책이다.
이 책은 사실 서점에만 가면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을 정도로 스테디셀러 명단에 오래 자리잡고 있는데,
이 책이 읽고싶었던 이유는 별거없고, 소제목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있는 삶에 질서에 관한 이야기
개인적으로 이런 류 좋아함ㅋㅋ
오늘 독후감은 책 전개에 따라 적어보고자 한다.
우선 이 책은 크게 2부로 나눌 수 있다.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뉘는데, 함께 독서토론을 했던 사람의 말을 빌리자면, 1부랑 2부랑 아예 다른 책이라고 보면 된다.
[전반부]
책을 읽는 내내 전반부는 저자가 데이비드의 삶을 추적하게 된 배경과 그의 일생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점들을 주로 전달한다.
데이비드가 가진 목표에 대한 열정과 끈기, 그리고 위기상황에서도 재빠르게 해결을 위해 나선다는 점 등의 에피소드를 묘사하며 그가 인정받게 된 이유들에 대하여 주로 설명한다.
책의 전반부에 대한 글을 읽는동안에 데이비드는 정말 나와는 반대로 행동하는 사람이며, 또 한편으로는 내가 되고싶은 이상향이기도 했다.
나에게서 부족한 점들을 데이비드라는 인물이 가지고 있음에 부러움을 느꼈고, 나도 성공하고 싶으면 저런 태도를 본받아야겠다 하고서 생각했다.
책의 초반에는 데이비드의 어린시절을 묘사한다.
모두에게 이해받지 못하던 그의 어린시절, 데이비드는 그의 회고록을 통해 가혹했던 외부세계를 표현하고 있으며, 그가 새로운 종을 찾는데에 매진했던 계기를 설명하고 있다.
냉혹하고 이해받지 못하는 현실에도 그가 포지하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위해 노력했음을 보여준다.
작은 것들은 아름답지는 않아도, 단 한종류의 큰 꽃 백송이보다 내게는 더 큰 의미가 있다.
미적관심과 구별되는 과학적 진심을 보여주는 특별한 증거는 숨어있는 보잘것 없는 것들에게 마음을 쓰는 일이다.
미적관심과 구별되는 과학적 진심을 보여주는 특별한 증거는 숨어있는 보잘것 없는 것들에게 마음을 쓰는 일이다.
데이비드는 교수 아가시의 눈에 띄어 어류종 연구에 참여하게 된다.
이후 결혼도 하고, 재혼도 하고 하면서 종신교수까지 된다.
데이비드의 삶을 가장 잘 표현한 문장이 책의 초반에 나온다.
그는 자기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허비했는가를 고려하지 않았다.
자신이 하려는 일, 그러니까 혼돈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질서를 만들려는 일이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는 점도 고려하지 않았다.
이 부분에서는 개인적으로 데이비드라는 인물이 가지는 개척자적 성향에 관해서 생각하게 되었고, 그의 도전정신이나 의지를 동경하게 만든 문장이었다.
그러나 그의 과거 회고록에 관해서도 여전히 그에게 정이 잘 가지 않는 이유가 있었는데,
그의 아내가 죽고, 아이마저 이름을 알수없는 병으로 죽었을때, 그는 새로운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의 결정에 동행한다는 그 사실에 더 고마움을 느꼈다는 부분이 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가정에 충실하지 않은 데이비드라는 인물에 대하여 화가남과 동시에, 위에서 표현한 목표지향적인 그의 성향과 부합하다고 여겨졌었기에 어떠한 특성에 대한 장단점을 깨달은 것 같다.
책에서 말하는 데이비드라는 인물은 스탠퍼드대학에서 어류수집에 쏟아붓는 돈과 시간을 우려한 제인이라는 인물과 충돌하는데, 그에 관하여 강력하게 비판하는 논문을 유독 많이 썼다.
인생은 짧고, 인류는 빠른 수확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허술한 사고, “진실이 아니란 걸 우리가 분명히 아는 것을 믿으려하는” 그런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엄청난 고통”을 초래한다고 그는 썼다.
바꿔 말하면 헛된 희망을 품는 뇌, 그러한 상상의 비약에 취햑한 뇌가 악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나는 데이비드의 입장에서의 답답함이 느껴졌으나, 후에 책을 완독한 뒤에는 생각이 달라졌다.
[후반부]
책의 후반부에서는 데이비드라는 인물이 미국 사회에 끼친 영향력을 중심으로 내용이 전개된다.
인간의 유전형질 가운데, 우수한것을 바탕으로 인류 전반의 유전적 품질을 향상할 수 있다고 보는 '우생학'을 주장하며 열성한 존재를 거부한다.
그가 주장한 우생학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열성한 존재로 취급받으며 비참한 대우를 받기도 하고 삶을 마감하기도 한다.
또한 그는 그와 생각이 다른 존재에 대한 살인을 시도한 정황도 있다는 점이 그의 목표지향적 성향과 자신에 대한 확신이 얼마나 위험한 것임을 알려주기도 한다.
책의 후반부를 읽고서 그가 쓴 논문의 문장을 다시 생각해보면, 그는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은 사회에 엄청난 고통을 초래하는 존재로 인식했음을 알 수 있다.
어떻게보면 과학자로서, 생물학자로서, 분류학자로서 가장 경계해야할 태도를 바탕으로 삶을 살아왔을지 모른다.
어쩌면 그는 우생학으로 인해 삶을 마감한 모든 생에 관해 끝까지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결백했을지 모른다.
그가 살아온 생의 대부분은 우생학을 증명하기 위한 삶이었으며, 그의 삶의 끝은 어류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말로 마감된다.
평생 옳다고 여겨온 그 신념이, 다른 말을 들으려하지 않는 그 태도가 그가 노력한 시간까지 모두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린것이다.
다른 점들을 다 제외하고 보더라도 그는 그 스스로 ‘집행자’로서 여기고 행동했을뿐, 자신 또한 인간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어리석은 자라고 밖에 나는 생각할 수 없다.
책을 읽는 도중에는 '그릿'이라는 것에 관해서도 언급이 된다.
'그릿'이란 좌절을 겪은 뒤에도 계속 나아갈 수 있는 능력, 자신이 추구하는 것이 이루어지리라는 근거가 전혀없는데도 계속해서 나가갈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에게서는 확실히 그릿을 느꼈던 것 같다.
목표에 대한 그의 집념은 적어도 실패와 좌절에는 끝까지 흔들리지 않았다.
이 희망적인 속성은 개인적으로 내 삶에서 추구하는 방향이기에 나중에 그릿이라는 것에 관한 책을 더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확실히 한 분야에서 어느정도 이름난 사람들은 데이비드처럼 다들 그릿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반성한 부분이 있었는데, 책에서 바우마이스터와 부시먼의 글을 인용한 부분이 등장한다.
쉽게말해서 가장 위험한 사람은 자신을 우월한 존재라고 보는 사람들이라기보다는 자신을 우월한 존재로 보고싶다는 욕망이 강한 사람들이다.
거창한 자시상을 확인받는 일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비판당하는 것을 몹시 괴로워하며 자기를 비판한 사람을 사납게 공격하는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반성하게 된다는 것은 스스로에게도 이런 면이 있다는 것을 알고있기 떄문이다.
나는 인정욕구가 있는 사람인데, 나의 인정욕구는 어느정도 스스로를 우월한 존재로 보이고 싶다는 욕망이라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깨달았던것 같다.
우월한 존재라고 보는것과 우월한 존재로 보이고 싶어한다는 것의 차이를 언급하고, 이 말이 나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했다는 점 자체에서 이 책은 나름 의미있는 책이었던 것 같다.
이 책에서는 데이비드가 사회에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여기는 사람들의 성과를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는 그가 '공정과 원칙을 표방한 겁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가 옳다고 믿고있는 가치에 어긋나는 부분이 생겼을 때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인정하고싶지 않아하는 한 개인의 비겁한 면을 본 것 같다.
또한 데이비드가 사회적으로 영향력있는 지위에 올라가고 인정을 받음으로서 더욱 이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태도에서 어쩌면 나이들수록 사람의 고집은 구조적으로 더 바뀌기 힘든 환경이 만들어진다고도 생각했다.
후에 어류종은 분류학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했을때, 저자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조금만 넓은 의미에서 보면 표본들을 유리단지에 정리하는 것이 직업이 아닌 모든 사람에게 하나의 범주로서 어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중요한 일일까?
어쩌면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아무것도 아닌 사실일지도 모른다.
새로운 종의 발견은 그 자체로 의미있는 것이지 어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중요한 사실이 아닐지도 모른다.
나 자신이 매달리고 있는 많은 가치들과, 나 스스로가 아쉬워하는 일들,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들에 우리는 평생을 매달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전에도 틀렸고, 앞으로도 틀리리라는 것. 진보로 나아가는 진정한 길은 확실성이 아닌라 회의로, “수정가능성이 열려있는” 회의로 닦인다는 것.
아마도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일 것이다.
우선 이 책을 읽고 난 뒤의 소감은, 실제 데이비드의 삶을 통해 보여준 일들이 다 실제 사실이었다는 점에서, 우생학이라는 어이없는 근거로 인해 희생당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화가 많이 났다.
데이비드의 삶을 통해 보여준 사실은 회의없는 확신이, 그 고집이 얼마나 위험하고 무가치한 것인지, 그 여파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다.
내가 아무렇지도 않게, 아무 의미없이 행한 어떤 일이 누군가의 일생을 좌우할지도 모른다.
늘 옳은 답을 내릴수야 없겠지만, 적어도 내가 내린 답의 그 책임과 결과를 생각하면서 늘 생각하고 고민하며 살아야하는 것이 인생인 것 같다.
또한, 스스로 내린답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인정하고 책임지는 태도도 중요한 것 같다.
사회적 지위를 갖게된다는 의미는 어쩌면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 자리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의 말과 행동에 책임질 부분이 더 많아진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내가 고민하며 내릴 수 많은 답중에 이 데이비드의 삶은 하나의 반면교사로 남을 것 같다.
괜히 스테디 셀러가 아니구나 하고서 생각하게 했던 책이다.
많은 교훈을 얻었던 책이었다.
이 책은 직장 동료에게 빌려주고서 이후에 소장여부를 결정할 것 같지만,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한번쯤은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번외로, 책을 읽는 내내 작가의 양성애는 다소 충격적으로 다가오긴 했다.
동성애보다 양성애가 더 충격인것 같다.
끝으로 책에서 전하는 말중에 와닿는 문장하나 적고 이만 글을 마무리하겠다.
그 볼품없는 박테리아는 어쩌면 당신이 숨 쉬는데 필요한 산소를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당신을 그 단단한 가장자리에서 마지못해 뛰어내리게 했던 실연은 결국 더 좋은 짝을 찾게 해준 선물로 밝혀지게 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당신의 꿈들까지도 검토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당신의 희망까지도 어느정도 의심해볼 필요가 있는지도 모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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