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책<생각이 너무 많은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김혜남

부정적 감정에 힘들어하는 사람을 위한 위로의 책

by 나무껍질


#생각이너무많은어른들을위한심리학 #인문학책 #심리학책 #생각이너무많은 #생각이너무많은어른들을위한심리학독후감 #생각이너무많은어른들을위한심리학느낀점 #독서토론 #책추천 #생각이너무많은어른들을위한심리학후기 #후기




오늘 리뷰해 볼 책은 '생각이 너무 많은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

회사 건물 들어갈때마다 1층에서 계속 광고하길래 눈길이 가서 찾아봤는데,

대략 20년 전, '생각이 너무 많은 서른살에게' 라는 책으로 출판되서 인기를 끈후, 개정판으로 최근에 재출간된 책이었다.

거의 20년동안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켰다니 내용이 궁금해서 독서토론 추천에 올렸는데 운이 좋게도 선정되어 읽어보게 되었다.


일단 이 책에서는 정신의학과 의사로 근무한 저자가 여러 환자들을 보며 느낀점과, 방향을 잃고 힘들어하던 시기에 잡아가던 방향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먼저 한줄평을 하고 시작하자면,


'심리학+철학+에세이를 한권으로 만들어놓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솔직히 말하면 인생도서에 꼽을만큼 재미있게 읽었다.

책 읽고싶어서 일찍 일어나고 싶어질만큼 열정적으로 읽었다.


느낀점을 서술하기에 앞서, 내 성격부터 요약해보자면,...

생각이 보통 사람들에 비해서 많은 편에 속한다고 느낀다.

여기서 말하는 '생각'이라는 것은 '고민+걱정'이랄까?

상상력을 바탕으로 쓸데없이 갑자기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 상상하고 혼자 기분이 곤두박질 치고는 한다.

엠비티아이로 따지면 슈퍼 NF성향이다.

쓸데없이 에너지 낭비하고 사는듯?


이 책을 내가 유독 재미있게 읽었던 이유는, 저자가 마주한 환자들의 심리상태를 한번쯤은 내가 다 경험해봤던 또는 상상해봤던 감정이었기 때문이다.

지나왔던 많은 감정중에서는 여전히 환자에 머물러있는 감정도 있고, 부정적인 감정을 극복해내고 정신과 의사의 입장에서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는 감정도 있다.

때로는 고민끝에 찾아왔던 환자가 되고, 또 때로는 상담가가 되면서 여러 감정을 마주해보는 계기였다.


이 책에서 저자가 강력하게 말하고 있는 부분은 '감정은 결코 나쁜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설령 그 감정이 부정적인 감정이라 해도 말이다.


슈퍼 F인 나는 늘 감정에 휩쓸리기 마련이라 감정자체를 무척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은연중에 나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고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는 '감정이야말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것'으로 표현한 것이 큰 위로가 된 듯 하다.



그들은 자신이 감정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그 어떤 감정이든 억압하기 위해 애쓰거나 자신이 조울증에 걸린것은 아닐까 불안해한다.



감정은 우리 삶에서 음악과도 같은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내적 세계와 외부세계가 만나서 이루는 일종의 합창이다.


따라서 감정은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즐겨야할,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신의 선물이다.



책에서는 불행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인간에게 감당할 수 없는 불행이 닥쳤을때 대게 사람들은 그 원인을 본인에게서 찾으려고 한다.

"왜 나한테 이런일이 생기는거지...? 내가 뭘 잘못했길래.."


저자는 불행에 대해서는 인간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여기서는 쇼펜하우어 책도 생각이 난듯.

불행을 받아들여라....그래야만 편안해질 수 있다. 같은 느낌이랄까?



그들이 나빠서 혹은 죄를 지어서 이런 불행을 겪은 것은 아니다.

그저 살다보면 좋은 일, 나쁜일이 다 일어나는 것이 바로 우리네 인생이다.

우리가 할 일은 누구에게나 어떤 일이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니 나쁜일이 일어났다고 해서 자책하며 주저앉지는 말자.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푸른 초원같은 인생은 없다.

초원이 끝나는 곳에 험준한 산이 있을수도 있고, 대론 절벽이 있을 수도 있다.

다행히 큰 불행은 비켜갈 수 있다해도 우리의 앞깊을 막는 작은 장애물은 어디든 있기 마련이다.



사랑에 대한 저자의 말도 굉장히 공감이 갔는데,


사랑은 자전거처럼 한번 배우면 언제든 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전혀 다른 두사람이 만나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내 마음도 뜻대로 되지 않는데 하물며 두 사람의 감정이 부딪히는 사랑은 오죽하겠는가.

그러므로 사랑한다는 것은 평생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사랑은 시작하기보다 지키는게 더 어렵다는 말처럼, 연인 사이에서나 부부사이에서, 또는 단순히 남녀의 관계를 떠나 가족간의 친구간의 모든 사랑도 다 감정이 부딪히기 마련이다.

그 과정에서 실망하고 상처받는 것은 어쩔 수 없다해도 그럼에도 사랑할 수 있는 이유를 계속해서 찾아가며 노력해야하는 것 같다.

'평생 사랑하는 법을 배워간다'라는 표현이 굉장히 와닿았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나를 버리지 않고 따뜻하게 감싸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행복,

'누군가가 마음 속 깊이 자신의 운명에 대해 염려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확신이 자신을 지탱시킨 힘이었다'는 심리학자 브루노 베텔하임의 말도 굉장히 인상깊었다.


책의 200페이지가 넘어가는 부분에서는 '듣는 것'과 '귀기울여 듣는 것'의 차이도 설명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는 유독 생각이 많아졌었는데...

내가 생각하기에 나는 '귀 기울여 듣는' 과정에 꽤 능숙하다.

늘 누군가의 고민을 듣다보면 내 마음이 더 아프고, 한동안 그 감정에 빠져있기도 한다.

내 감정이 아닌데 말이다.


요즘들어 점점 이 과정이 지겹다는 생각을 한다.

생각보다 그릇이 작은건지 누군가의 감정이 내 안에 부정적인 여운으로 남아있는게 힘들고, 피로해서 에너지를 뺏긴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어느순간 비슷한 낌새가 보이면 도망치는 스스로가 생각이 났다.


저자는 경청을 할수록 뇌가 탈진한다는 표현을 쓰고 있다.

격하게 공감했다.


그래서인지 경청을 하기 위해 미리 알아두어야 할 점들을 설명하고 있는데,

1. 자신만의 쿨링오프 존을 만들것, 중간중간 숨쉴 나만의 공간과 시간을 만들어야한다.

2. 상대방이 말하는 도중에 비판하려하지 말것.

3. 때때로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볼 것.

4. 보디랭귀지에 더 주목할것.

5.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만 질문할 것.

6. 피곤하고 지쳐있을때는 양해를 구할것.

7. 듣는것을 즐길것.

8. 결정적인 순간에만 말할것.


이런 해결책과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스스로가 나름대로 귀기울여 듣는것, 경청에 나름 익숙하다고 느끼면서도 정말 못하고 있는게 1,2번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난 대체 어느쪽이야??


스스로 반성도 하고, 지친 이유도 납득했으며, 방식의 변화에 대한 필요성도 인식해보는 부분이었다.


자기합리화를 하자면, 내가 지치고 피곤해서 나만의 쿨링오프를 똑바로 못하니까, 저 사람이 말하는걸 계속 비판하게 되는 것 같다.

'난 피곤한데 들어주고 있는거야.'

돌이켜 생각해보면 공감능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한번에 사람이 변할수야 없겠지만, 생각을 조금씩 바꿔가고 싶다.

쓰고나니까 나 귀기울여 듣는거 잘 못하는것 같기도 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한 에피소드 내내 펑펑울었던 부분이 있다.

바로 '애도'를 설명하는 부분이다.

정말 슬프게도 '이별'이라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미어지고, 감정이 울컥한다.

그중에는 '죽음'이라는 것이 가장 극복할 수 없는 두려운 감정으로 느껴진다.

죽음으로 인한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과 그 과정을 이겨내기 위한 애도의 감정을 서술하는데, 계속해서 눈물이 났다.



저자는 사랑하는 가족을 교통사고로 잃은 이야기를 하며 에피소드를 설명하고 있다.

갑작스럽게 사랑하는 이를 잃게 되었을때 제대로 된 애도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 부분에서는 상상만해도 슬프고 슬프고 슬펐던 것 같다.



지금의 나는 아무런 준비도 되어있지 않기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스스로 생각하면서도, 갑작스러운 이별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있는 사람은 한명도 없을거라고도 생각한다.

늘 벼랑 끝까지 내몰린 후에야 뭔가를 깨달을 수 있나 하는 회의감도 들고,

무섭기도 하고, 그럼에도 내가 어쩔수 없는 영역이라는 것에 대한 무력감이 밀려오기도 하고,.

생각이 여기까지 뻗히게 되면 삶을 그만살고싶다는 생각도 든다.

여러감정이 드는 에피소드 였다.



언젠가 사랑하는 누군가의 죽음을 맞이했을때, 내가 제대로 된 애도를 할 수 있을까.

사랑했던 기억을 정리하는 애도의 과정을 올바르게 해내지 못해서 함께 죽음이라는 과정을 선택하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언제라도 애도라는 감정은 정리되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그럼에도 해야만 한다는 것을 알고있기 때문에 계속 눈물이 났던 부분이었던 것 같다.


여러 감정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좋은 책이다.



이거 지금 전에 써놓은 느낀점 포스팅 쓰려고 천천히 읽어보면서 올리는건데...

이 책읽고서 유독 감정적이었던건지 정리가 하나도 안된 느낀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게 독후감이 맞는가...ㅋㅋ

그래도 뭔가 이것도 나름대로 내가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는 증거인것 같기도 하다.



여전히 나는 어리고, 생각의 크기도 크지 않고, 반성할 점도 많은 부족한 사람이지만, 그래도 이 책을 읽는 내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확실히 느꼈다.


'스스로를 조금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나쁜일에도 오래 자책하지 말것'

아무래도 저자가 정신과 의사였던만큼, 자기 스스로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으니 더 해주고 싶은 말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사람들은 누구나 단점을 갖고 있다.

때로는 살아가면서 내 단점의 크기가 다른 사람들의 단점의 크기보다 무척이나 크게 느쪄지고, 앞으로 극복할 수 없을거라는 생각에 더 스스로의 미래를 불안하게 바라볼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두가 완전하지 않은 존재, '인간'이기에 단점조차 내가 사람으로 태어나 갖는 고유성이라고 생각하면 또 내 삶이 그렇게 나쁘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솔직히 나는 단점은 극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 수 없는 영역이라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내 단점이 모두에게 단점은 아니고, 스스로 노력하면 바꿀수는 없어도 어느정도 옅어지게 할수는 있다고 믿는다.



삶이 힘든 누군가는 당장의 미래에 아주 사소한 긍정에 대한 내면의 믿음을 발견하기 어려울수도 있지만,

우리가 그럼에도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건, 어쩌면 내 마음 깊숙한 곳에는 언젠가는 더 나아질지도 모른다는, 행복해지고 싶다는 작은 소망이 있기 때문이다.

현실의 힘든 벽에 그 작은 소망이 잠시 가려져있어도, 살아가다보면 한번쯤은 장막이 걷히고, 세상을 밝히는 환한 빛이 내 인생을 바꾸는 순간도 올것이다.


삶에대한 고민이 많아질때, 현실이 너무 힘들어서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은데 그것도 생각보다 잘 안될때,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생각에 우울해질때,

그런 모든 순간에 읽으면 어느순간 위로받고 있을 것 같은 책이었다.

뭔가 정신없이 감정적으로 글을 써내려간것 같은데..

결론만 말하면, 따뜻한 책이었던 것 같다.

이상으로 독후감 끝..!




keyword
작가의 이전글책<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룰루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