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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1 살.

by 김석철






엄마의 태중에 안겼던 10개월 동안에도 손가락, 발가락을 부지런히 꼼지락거렸거든요.
발길질은 또 얼마나 해댔는지 몰라요.
그럴 때마다 어렴풋이나마 엄마아빠의 요란법석을 느꼈어요. 때론 귀, 손이 와닿는 온기도 느낄 수 있었어요.
할머니는, '와 이 녀석 보소. 장군 깜이네'라고 소리를 지르며 부산을 떨었던 게 똑똑히 기억나요.
괜스레 우쭐해져 더 힘차게 엄마의 따뜻한 뱃속에서 마구 뛰어놀았죠.
탯줄에 하나로는 묶였지만, 느끼고 까불거렸던 열 달의 생명, 엄마와 함께 나눴던 '1살'의 세월도 인정해 주시면 안될까요?

세상 사람들은 왜 보이는 것만, 있는 것으로 인정하는지 모르겠어요.


없어도, '존재'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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