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인사.

by 김석철


허접한 글쟁이의 푸념과 하소연을 읽어주시고 공유해 주신 분들에게, 수없는 연습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 안녕을 고할까 합니다.

제게 블로그나 브런치는 글을 담아두는 일종의 글은행이자, 최소한의 소통 통로였습니다. 곶감 빼먹듯 솔래솔래 끄집어내어 살을 덧붙인 뒤 공깃돌처럼 투고를 하거나 때론 공모전에 던져 넣기도 했습니다.

글은행, 그 이상 이하도 아닌 블로그나 브런치였기에 지적 소유권이라든지 심사 자격 같은 문제는 전혀 생각지를 않았습니다.

간혹 작가들의 모임 자리에서나 동료 작가들로부터 우려 섞인 질문을 꽤나 받았었습니다. 가볍게 넘겼더랬습니다.

얼마 전에 공모전에 다섯 편의 글을 전송하고서 행여 하는 노파심에 주최 측에 질의를 해봤습니다.

대답은, '응모 불가'였습니다.

블로그, 브런치에 공개되에 검색에 오른 글은 공모의 자격이 상실된다는 답변이었습니다.

대폭 수정을 한 글은 괜찮다는데, 수정이나 첨삭의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환골탈태의 글이 되어야 할 수준이었습니다. 결론은, 응.모.불.가 판정이 내려졌습니다.

나는 철저하게 경험에 바탕한 에피소드로 글을 엮고, 그 에피소드 자체만으로 주제를 백 퍼센트 드러낸다는 양보할 수 없는 고집을 가진 사람입니다.

경험에 의거한다는 말은 곧 작가의 머릿속에서 가상의 인물, 사건을 창조해 내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꾸미는 순간 거짓이 되기 때문입니다. 독자를 속일 수는 없습니다.


이제 나는 적지 않은 시간을 함께해 온 브런치와 블로그의 문을 잠그려고 합니다.

예상되는 시빗거리는 애당초 만들지 않는 게 상책이겠지요.

가끔 일회성으로 휘발되는 글, 즉 시사 문제라든지 가벼운 잡담 정도의 신변잡기로 얼굴은 비치겠지만 이 또한 오래가지 못할 듯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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