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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재한 날.

by 김석철




50,000원을 단돈 500원에 살 수 있단다. 낙점만 되면 그야말로 대박 횡재 아닌가?
'당근'에 재밌는 상품이 매물로 떴다. 어림잡아 대, 여섯 살 아이가 그렸음이 분명한 솜씨의 돈그림이 뜬 거다. 십중팔구 부모 되는 분이 '재미 삼아' 올린 게 분명했다.


위조지폐

응해주는 게 인지상정!
아니나 다를까 접선 장소엔, 갓난 아기를 업고 여섯 살 쯤의 자그만 여자 아이의 손을 잡은 '새댁'이 있었다.
"진짜 사는 사람이 있네요?"
장난 삼아 상품으로 올린 걸 실제로 사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사뭇 흥미로웠는지, 젊은 처자의 얼굴엔 미소가 일었다.
"덕분에, 오백 원으로 평생 얘깃거리를 샀으니 저로선 대박입니다".
500원으로 평생을 울궈먹을 추억거리를 샀으니 초대박이 난거다.

덤으로 쿠키 하나랑, 커피 한 깡통, 자잘한 스티커 같은 선물도 받았으니 그야말로 횡재 아닌가.
애기 맛있는 거 사주라고, 500원짜리 앳된 예비화가의 그림을 5,000원 주고 사서, 내 작업실에 고이 모셔두고 있다.

엄마의 미소가 내 작은 작업실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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