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도 별은 뜬다.
희미하게 보이는 낮달은 어제 밤하늘을 밝히던 그 달이 틀림없다.
이진암의 밤하늘을 올려 본 건, 곁에서 누군가가 별이 밝다고 나직이 말했기 때문이다. 확실히, 쉼표가 있는 풍경의 한 뼘 하늘보다는 별들은 한층 선명하고 촘촘하게 박혀 있었다.
밤이 더 어두운 탓이다.
밝음과 어둠이 서로를 죽어라 부둥켜안고 있는 까닭이다.
계절에 따라 별자리도 바뀐다길레 행여 오늘은 보이려나 기대 반으로 늘 북두칠성을 쫒는다. 반딧불이가 유영하던 날에도, 벚꽃이 눈송이처럼 그득하던 날의 밤에도 일곱 개의 별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산 뒤에 숨은 탓이다.
없는 것이 아니라 못 보는 것이다.
산 중의 하늘은 같은 하늘이지만, 비좁다.
어둠도 추위도 늘 한 발짝 빠르다.
찬찬히 보니 이진암에서 보이던 별이, 어느 틈에 쉼표가 있는 있는 풍경의 하늘까지 따라와서는 시치미를 뚝 떼고 있다.
껴안아야 할 별이 하나 더 늘어난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