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겨누지 못한 화살의 나무
화살나무
김인덕
쌓아두기만 하다가
문 한 번 잘못 열어 우당탕 탕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기억의 창고
벗어나는 게 간단해
더 외로웠고
울타리가 너무 헐거워
아는 게 너무 없었다
황록색 꽃으로 피고
붉은색 열매가 되어
화살 깃 날개로 떠나게 되는 걸
그땐 알지 못했다
화살이 되지 못해
화살나무가 된 활촉 없는 나무
과녁을 향한 가늠자 없어
쏟아낸 기억 겨누지 못한다
화살나무는 언뜻 단단해 보이지만, 결국 스스로 날아가지 못하는 나무입니다.
쏟아내고도 어디로 겨눌 수 없는 기억들과 마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나무처럼 뿌리에 남아버린 기억들, 그것이 제 화살이자 무게였음을 고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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