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몽당연필-『느낌표와 쉼표 사이』중에서

-닳아도 지워지지 않는 마음, 끝까지 쥐고 싶은 이야기

by 김인덕

몽당연필

김인덕

끝이 닳도록 쥐고 있던 말이 있다
긴 문장은 사라지고
짧은 숨만 남았다

꼭 아파야만 기억하는 게 아니다
번지지 않은 이름조차
속 깊이 남길 수 있다

지워지지 않는 마음은
말보다 느리게 닳아간다
쓸 수 없어도 버릴 수 없는 것들
쓸 말이 남아 있었는데
연필이 먼저 닳았다

그렇게 짧아진 문장 속에
나는 자꾸 당신을 적었고
당신은 점점 작아졌다
아프지 않았던 순간들도
다시 떠오르면 눈이 먼저 젖는다

버릴 수 없어
서랍 속에 넣어둔 몽당연필
나는 당신을
다 닳을 때까지 쥐고 있다



연필은 닳아 없어져도,
그 끝에 남은 마음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끝내 다 쓰지 못한 말,
다 전하지 못한 마음,
그러나 손끝에 꼭 쥐고 살아내야 했던 순간들이 있습니다.

「몽당연필」은
사라져 가는 것 속에서도 남아 있는 기억과,
짧아진 문장 속에 여전히 빛나는 사랑과 그리움에 대한 시입니다.

오늘도 제 시집 『느낌표와 쉼표 사이』 속 한 편을 소개합니다.
읽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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