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과한 것은 아닌가?

장사의 쓴맛

by 치킨 아저씨

너무 과한 것은 아닌가


정수기 점검과

필터 청소를 하러

여성분이 왔다.


맛보기 하나를 드렸더니

잠시 후

포장을 하나 부탁한다.


“제 값 꼭 받으세요.”


나는

그냥 서비스로 준비하려고 했다.


그런데

입에서 먼저 튀어나온 말.


“협박하시는 거죠.”


웃자고 한 말이었는데

블랙이었다.

적절하지 않았다.


말을 내뱉고 나서

마음이 복잡해진다.


그냥 서비스로 줄까.

아니면

두 박스를 주고 한 박스 값만 받을까.


아이들이 몇 살이냐고 물으니

초등학교 6학년, 5학년

두 명이란다.


아,

내 닭강정 정말 좋아할 나이다.


예전 같았으면

아마 두 박스를 그냥 줬을 거다.


정기적으로

내 가게를 관리해주는 분이고,

치킨 두 박스쯤이야

내가 으쓱해지는 선택이었을 테니까.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내 감정의 시원함,

내 기분의 상승,

내가 좋은 사람이 되는 느낌보다


받는 사람의 마음이

먼저 떠오른다.


이게 부담은 아닐까.

고마움이 아니라

빚이 되지는 않을까.


그래서

적당한 선에서 멈춘다.


덜 주는 게 아니라

덜 앞서 나가는 쪽을 선택한다.


너무 과한 친절은

주는 사람의 만족이 되고,

받는 사람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걸

이제는 알 것 같다.


오늘의 나는

예전보다 덜 멋있을지 몰라도

조금 더 조심스럽다.


그리고

이 조심스러움이

장사를 오래 하게 만드는 쪽이라는 것도

함께 안다.


그래서

이 선택이 마음에 남는다.


과해서가 아니라,

이제는

사람 쪽으로 조금 더 기운 나라서.

화요일 연재
이전 10화올레시장은 맛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