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비

복리의 시작

by 원빌리


신혼집을 구할 때 저희 조건은 단 하나였습니다. 무조건 저렴할 것.


기숙사에서만 살아 세상 물정을 몰랐고, 당연히 전세에 살아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습니다. 그 선택이 지금까지의 모든 선택 중 가장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걸 그때는 몰랐습니다.

당시 신도시는 인도가 넓고, 정돈된 상가와 곳곳에 자리 잡은 학교•학원가• 공원이 어우러진 완벽한 곳처럼 보였습니다.


전셋집은 실평수 25평 아파텔이었고, 부모님 빚을 대신 갚지 않았다면 저희 종잣돈으로 조금만 대출을 보태 39평의 더 큰 아파트로 매수도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20대 중반의 저희에게 2억 넘는 대출은 너무 두려웠습니다.

현재 39평 아파트는 지금 3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그나마 다행히 당시엔 25평 오피스텔을 저렴한 입주가에 구해 전세대출 없이 살았습니다. 큰 평수를 욕심내 39평 아파트를 전세대출까지 받았다면 매달 이자에 관리비까지 버거웠을 겁니다.

신축의 편리함을 맛본 저희는 미친 듯이 저축했습니다. 투자 개념은 없었지만, 혼수•중고차를 사고 통장 잔고가 0이었던 터라 더 몰입했습니다.

당시 단리·복리를 모르던 저희는 몸으로 복리를 체험했습니다.


주거비가 거의 없어 수입 대부분을 저축했고, 이자는 보너스처럼 붙었습니다. 혼자였다면 1년에 2천만 원 저축도 힘들었겠지만, 둘이서 6천만 원 넘게 모았습니다. 지출을 최소화하자 저축률은 2배가 아니라 3배로 늘었습니다.

데이트도 집에서 해결하며 지출을 최소화했습니다. 2년 뒤 전세 만기 시점, 현금 1억 원 이상이 생겼고, 전셋값은 8천만 원 올라 있었습니다.


첫아이 출산 후 조금 더 넓은 집이 필요해져 15년 된 구축 아파트를 빚 없이 매수했습니다. 소득에서 탈락해 특공·보금자리론도 해당되지 않아 매매를 선택했습니다.


남편은 구축으로 이사 온 뒤 주식 투자에 나섰습니다. 테슬라와 엔비디아에 투자해 3배 수익을 얻었습니다.
투자 원금 자체가 큰 금액은 아니었으나 주식에 투자 한 이유는 주거비 부담이 없었기에 가능한 선택이었습니다.

남편은 고액 연봉자는 아니지만, 꾸준히 월급 일부를 투자했습니다. 저는 고정비를 줄였고, 자녀 수당·전기료 할인 등도 도움 됐습니다.


2년 정도 거주 했을 때 신도시 40평 청약에 당첨되어 현금으로 계약금을 납부했습니다. 얼마 안 가 저는 회사에 복직했고 맞벌이에 들어갑니다. 제 월급은 그동안 억눌린 지출 습관으로 약 90프로를 저축했습니다.


전략은 명확했습니다. 기존 구축은 무조건 매도. 당시 부동산 시장이 꺼지던 시점이었지만 20% 수익으로 매도에 성공했습니다.


복리란 내가 자는 동안에도 자산이 불어나는 것입니다. 주식과 부동산이 그 역할을 했고, 지출을 줄여 극대화했습니다.

핵심은 하나였습니다.


주거비에 많은 돈을 쓸 필요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주거비를 최소화하자 저축과 투자의 복리가 작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하여 구축집 약 2.5억과 신축 계약금 약 5천 그리고 주식 5천, 현찰 5천으로 자산이 약 4.5억이 됐습니다.


기간은 같이 살기 시작한 시점부터 5년이 된 후였습니다. 막판에 제가 복직을 하면서 수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게 크게 작용했습니다.




여기서 제 복리 원칙이 생겼습니다.


1. 주거비가 늘었는가?

-아니오. 주거비는 오히려 줄었습니다.
(오피스텔보다 평수 큰 구축 아파트가 관리비가 낮았습니다.)

2. 소비가 늘었는가?

-아니오. 자녀가 생겼지만 소비는 신혼보다 극단적으로 줄었습니다.

3. 수입이 늘었는가?
-네. 주식 투자와 부동산 매도 그리고 맞벌이를 시작했습니다.




<<내가 살 집도 현금흐름 기준으로 판단하라. 집은 자산이 될 수도, 부담이 될 수도 있다.-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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