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목적

불로 소득

by 원빌리


‘파이어족(FIRE: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정말 가능한 이야기일까?’였습니다.


'사전적 의미로는 일을 하지 않고 얻는 수익, 즉 불로소득을 뜻합니다.'

결혼을 하고, 육아휴직을 하면서 저는 정말 ‘궁핍’한 생활을 했습니다. 겸업 금지 규정 때문에 휴직 중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몰래라도 일을 해야 하나 고민했던 순간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매일 밤 잠자리에 들며 “누가 대신 내 몫의 일을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휴직 기간에는 내가 쓸모없는 존재가 된 건 아닐까 하는 자괴감이 크게 밀려왔습니다. 집안 살림과 육아를 맡고 있었지만, 경제적으로는 1인분을 못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SNS에서는 “육아는 노는 게 아니다”, “도와주는 게 아니라 부부가 함께 하는 일이다”라는 말을 많이 보았습니다. 분명 육아는 감정적이고 숭고한 가치 있는 일이 맞습니다. 하지만 어릴 적부터 돈에 쫓겨 살아온 저에게는, 결국 가족을 단단히 이어주는 접착제가 돈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경제적 여유가 없으면 부부 관계도, 부모 자녀 관계도 점점 멀어지고 결국 흩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늘 있었습니다.'

다행히 3년 동안 묵묵히 외벌이를 해준 남편 덕분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회사에 복귀하면서 저는 ‘앞으로는 나도 가족에게 든든한 무언가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으로 다시 일에 몰두했습니다.

남편이 주식으로 좋은 성과를 거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저는 크게 관심이 없었습니다. ‘남편이 알아서 하겠지’ 하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제 SNS와 유튜브 알고리즘에는 ‘파이어족’ 관련 영상이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이상하게도 그 영상들이 제 마음을 사로잡았고, 점점 깊게 빠져들었습니다. 그리고 확신했습니다.


'근로소득만으로는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

70세가 되어도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제 인생의 전제가 송두리째 흔들렸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어느 날, 남편에게 다급한 전화가 왔습니다.


“자기야, 회사 개인연금이랑 자기가 들고 있던 개인연금 둘 다 증권사로 옮겨.”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지만, 남편을 믿고 바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옮겼는데 그다음에 뭘 해야 해?”
“절반은 S&P 500, 절반은 나스닥 매수해.”

그때가 2023년 여름이었습니다.

저는 큰 기대 없이 매수를 했는데, 몇 년의 시간이 지나 확인해 보니 연금 계좌의 수익률은 무려 50%가 올랐습니다. 남편은 그보다 먼저 투자해 수익률이 65%까지 오른 상태였습니다. 앱 속 숫자를 본 순간,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그리고 전율이 일었습니다.


“이거다. 내 불로소득은 주식이다.”

그 순간부터 저는 남편에게 ‘귀찮게’ 물어보기보다, 주식이란 무엇인지, 투자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졌습니다. 인터넷과 책, 영상들을 보며 단 며칠 만에 ‘맞벌이 이상의 트리플 소득’을 만드는 방법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흥분한 마음으로 남편에게 제가 알게 된 정보를 쏟아내듯 이야기했습니다. 놀랍게도 그는 훈수를 두지 않고, 차분히 제 얘기를 들어주며 몇 시간 동안 미래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저는 그동안 남편의 성과를 단순히 ‘운이 좋았다’고 치부했던 것이 오만과 편견이었다는 것을요. 사실 그는 투자할 때마다 기업의 수익 구조, 성장률, 배당 성향, 그리고 주주 친화 정책까지 꼼꼼히 따지는 성실한 투자자였습니다.

집안일에는 허술한 부분이 많고, 늘 웃으며 넘기던 성격의 남편이었는데, 그날만큼은 달라 보였습니다. 그의 투자 철학을 듣고 있자니 7년 만에 다시 반하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빤히 바라보자 남편이 물었습니다.


“왜 그래?”
“자기, 좀 잘생겨 보여.”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저는 단언합니다.
근로소득만으로는 결코 자유로워질 수 없습니다.


불로소득, 특히 주식 투자는 단순히 돈을 버는 방법이 아니라 가족과 나 자신을 지켜주는 또 하나의 버팀목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돈을 대하는 태도와 관점이 바뀌는 순간, 삶 자체가 달라진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투자란 어떤 것 인가 생각 해봤습니다.


1. 근로 소득은 '평생' 일을 해야 한다.

2. 불로 소득은 내 대신 '평생' 일 해준다.

3. 투자란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 백승이다.

4. 투자에 운이란 없다.




<<투자는 철저한 분석에 기반해 원금의 안전과 적절한 수익을 약속하는 행위다. 이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투기가 된다. - 벤저민 그레이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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