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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Log2022] 쓰고 싶다. 쓰고 싶지 않다.

쓸 때 가장 솔직하고, 고독하며 그리고 행복하다.

by SAHAS



글을 업으로 삼아 사는 소설가, 기자, 영화감독 등 아홉 분의 단편 글을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주제는 글을 쓰고 싶은 마음과 그렇지 못한 마음 사이에서의 내적 갈등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풀어놓았다.

나는 일기를 쓰듯이 글 쓰기 연습을 하는 사람으로 전업작가 분들도 글을 쓰기 싫을 때가 쓰고 싶은 날들보다 더 많다니 동질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사실은 쓰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 너무 길어 쓰고 싶어지지 않는 것이다. 비교적 짧은 단편집이라 읽기 수월했는데 짧은 글임에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작가님들의 글을 추려 본다.


** [ ] 내용은 발췌해온 글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적은 것이다.




. 두려워 말라. 내일은 내일의 우아함이 그 천박함을 가려 줄 테니.

. 어릴 적의 행복이 기쁨과 설렘, 재미 같은 것들이었다면 어른들을 행복하게 하는 요소는 감사함과 안도감이 아닐는지



‘이거 어때..?’ ‘별로지?’

‘이거 좀 볼래? 진짜 잘 나온 것 같아!’

전자의 경우 반응은 ‘어, 좀 별로 긴 하다’

후자의 반응은 ‘와, 진짜 너무 좋다’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작품을 대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부터 그냥 나는 내 편이 되기로 결심했다.
[내가 쓰는 글이 손가락이 오그라 들 것처럼 너무 없어 보인다고 해도 한번 만들어 놓은 것은 오픈을 해보자. 그러면 다음에는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으리라.]


. 너에게 과분하다 생각하는 그 자리에 생각 없이 앉아 아무것도 안 하면서 으스대기만 하는 어떤 배 나온 아저씨를 떠올려라. [이 문장을 보는 순간 배 나오고 잘난척하던 팀장이자 이사였던 그분이 생각났다. 뭐 그리 잘난 건지 모르겠지만 늘 상 돈 있는 척, 똑똑한 척하던 그분은 일 년이 안되어 불명예스럽게 퇴사했더랬다. 그러고 나서 팀장 자리에 오른 나는 그분이 쌓아 놓은 똥을 치우느라 일 년여를 고생했었다.

스스로 나를 너무 얕게 보지 말자.

너를 그 자리에 올리겠다 생각한 회사의 높은 분은 너를 그만한 인재로 보았기 때문이다.]




. 글은 변하지 않지만 시대는 변한다.

의도치 않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의식이 결여된 작가가 되는 경우도 있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보잘것없는 글들을 몇 년이 지난 후 다시 읽어 보게 된다면 싹 다 지워버리고 싶은 마음도 들겠지만, 이런 글들을 쓰다 보니 몇 년 후의 내가 더 멋지지 않을까.]


. 경험하지 않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한다. [직접 경험해 보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 너무나 많이 있다. 지금은 영화로 책으로 드라마로 간접경험을 미치도록 하고 있다. 그런 간접 경험도 상상의 바탕이 될 수 있다.]


. 쓰는 것은 보통 평가를 당하고, 읽는 것은 보통 평가를 하는 편이다. [어차피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해 쓰는 것이니 평가는 그냥 당연한 듯이 받아들인다. 그러나 평가에 연연하지 않으려고 한다. 내가 만족하면 괜찮아]


. 창작은 전부 아니면 전무라고 하잖아요. 물이 끓어서 기체가 되는 것처럼 임계점에 도달하지 않은 창작물은 아무도 모르는 거 같아요. 중요한 건 계속 끓고 있다는 거죠.

. 아무도 너에게 유려한 글 솜씨를 기대하지 않아. 뭔가 기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솔직함이나 재미를 원하겠지. 네가 글로 세상을 바꿀 수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잖아. [세상을 바꿀 정도의 유려한 글은 바라지도 못한다. 그저 내 머리와 가슴에 있는 말들을 손으로 정성스럽게 명확하고 깔끔하게 옮겨 쓸 수 있기만을 바란다.]




.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인생’에 대한 ‘태도’, ‘자세’, ‘시선’이 있어야 했다.

나는 그것이 있나? 내게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그래서 나는.. 기다렸다. 아무것도 쓰지 않고 말이다. 내가 그런 사람이 될 때까지. 그런 시간은 오지 않았다. 소설을 쓰지 않고 소설가가 되는 법은 없었다.

[어떤 것이던 기다린다고 오는 것은 없더라. 결국은 내가 스스로 시작하고 일구고 가꾸어야 결과물이 나오는 것이니 부끄럽지만 움직이고 시작하여 지금을 살아가고 있다.]


. 일은 계속해야 하고, 계속해야 하고, 제대로 해야 한다. 나를 만족시킬 수 있을 때까지.

. 쓰는 일은 결국 마음으로부터 시작된다.




. 나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떠오르는 첨예한 쟁점들에 대하여 매번 이장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 나는 뚜렷한 입장을 갖고 있을 때에도 주로 말하는 쪽보다 침묵하는 쪽을 선택하는 사람이다. 침묵을 잘 지키는 것만으로도 소음으로 가득 찬 세계에 소음을 더 얹지 않음 으로써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말로 저 사람을 죽여버리겠다는 사람들이 정말 많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죽일 명언이 있더니 요즘은 말이 안 되는 것이라도 일단은 내뱉고 그것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붙기 시작하면 세상 미쳐 날뛰는 말들이 넘쳐난다. 그래서 나도 침묵으로 긍정적 기여를 하려고 한다. 그러나 침묵의 긍정은 사람을 모으지는 못한다는 것이 약점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지랄 발광하는 사람과 한데 섞여 소리 내면 그 소리 또한 쓸데없는 소음이 될 수밖에 없으니 소음은 더 이상 만들지 말자.]


. 지금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은 모두 어느 정도 비열해지기를 선택한 사람들이라는 말을 들은 적 있다.

. 모든 예술 작품은 예술가 본인을 제외한 단 한 사람의 타인에게라도 보였을 때 비로소 힘을 얻을 수 있게 된다고 나는 믿는다.

. 작가에게 필요한 것은 천재적인 영감보다는 성실함과 꾸준함이다. 글 쓰기는 없는 근육을 만들어 유지하는 일과 같다.

. 예술가의 진정성 이란 그런 것이다. 그것은 부단한 인내심과 노력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어떤 일이든 천재적인 영감보다는 성실함과 꾸준함이 최선이다. 아무리 천재적인 영감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것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인내심과 노력은 세상 모든 진정성의 기본이 되는 바탕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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