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하루의 시작

by SAHAS



햇볕 따스한 주말 아침 산책로에는 가족, 연인, 친구들이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하러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푸르고 청명한 햇볕은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고 이따금씩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은 땀으로 젖은 몸을 상쾌하게 만들어주는 마법을 부린다. 바람이 불 때마다 날리는 벚꽃잎은 산책로에 있는 사람들에게 오늘은 왠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은 설렘을 선물하기도 한다.


산하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통해 흘러나오는 음악과 기분 좋은 날씨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하루를 시작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생각했다.

스마트 워치에서 목표 운동량이 채워졌다는 알림 진동이 손목에서 느껴졌다.

운동을 시작한 지 한 시간이 넘었다는 뜻이다. 왔던 길을 되돌아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데도 동일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서둘러 집으로 방향을 잡았다.

아들이랑 같이 운동을 나왔으면 좋았겠지만 이제 일곱 살이 된 아들은 자기는 주말에 늦잠 자는 것이 좋다고 당당하게 이야기를 해 혼자 나왔다.


찬영은 딸 진서가 네 살밖에 되지 않아 운동을 하러 왔다기보다는 진서를 위한 놀이 산책을 하러 나왔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진서도 기분이 무척이나 좋아 보였다. 벚 꽃잎이 바람에 날리는 것을 보면 눈이 온다면서 꽃 눈을 잡으러 쫓아다니느라 지금은 무척 바빴다. 산책로 주변의 작은 들꽃들도 마음에 들었는지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보면서 이름이 뭔지 계속 물어보고 있다.

찬영은 앙증맞은 짧은 다리로 종횡무진 돌아다니는 딸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진서야, 많이 놀았으니까 이제 집에 가서 씻고 밥 먹자”

“아직 … 조금 더”

“그렇게 말한 게 벌써 다섯 번이 넘었는데, 이제는 가야지”

“집에는 진서 엄마가 없는데...”

진서는 아빠에게는 들리지 않는 작은 목소리로 자신에게 말하듯 이야기했다.

찬영과 진서랑 집에 가는 일로 작은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는 산책로 사이를 산하가 스쳐 지나갈 때 진서가 갑자기 뛰어와 산하의 다리에 콩하고 얼굴을 부딪히면서 다리를 손으로 붙잡았다.

'콩' 하고 다리에 뭔가 부딪히는 느낌이 들어 아래를 내려다보니 서너 살 정도 되는 예쁜 아이가 앙증맞은 두 손으로 다리를 꼭 붙잡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

"혼자 온 거야?"

산하가 아이한테 물어보았지만 아이는 대답이 없다.

"부모님은 어디 계실까?"

아이에게 물어보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한 남자가

"진서야" 하고 이름을 부르면서 다가왔다.

산하는 남자의 얼굴을 확인한 후 자신의 다리를 붙들고 있는 아이의 팔을 풀어 아이를 천천히 안아 올렸다.

“아가 이름이 뭐야?”

“아가 아니고 진서”

“그래. 진서구나”

“저기 저 사람이 진서 아빠야?”

“응”

산하는 진서 등을 쓰다듬으면서 진서 아빠를 향해

"진서가 저하고 부딪혔는데, 다친 데는 없는 것 같아요"

"네, 저희가 죄송합니다."

"진서야, 아빠랑 집에 가자"

아빠가 진서에게 오라고 팔을 내밀었지만 진서는 자신을 안고 있는 산하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짧은 손으로 산하의 목을 꼭 끌어안았다.

"제가 진서랑 잠깐 얘기 좀 해도 될까요?"

집에 가기 싫다고 하는 진서와 둘이 얘기를 해 보고 싶었다. 산하는 진서를 안아 들고 가까운 벤치를 찾아 앉았다. 찬영은 몇 발자국 뒤에서 여자를 따라가다 벤치 근처에서 기다렸다.


벤치에 앉은 산하는 진서를 안은 채로 등을 쓰다듬으면서

"진서야, 아빠랑 운동하러 나온 거야?"

".. 네.."

"그렇구나, 그런데 진서 아빠가 집에 가자고 하는데 왜 안 가려고 해?"

"… 집에 엄마가 없어서..."

진서가 말한 단어를 종합해 보면 집에 엄마가 없어서 가기 싫다는 뜻인 듯했다.

진서 등을 토닥 이면서 산하가 찬영 가까이 다가가 진서에게 들리지 않게 작은 목소리로

“집에 진서 …. 엄마가 안 계신가요?”

“ …. 네 ….”


찬영이 뭐라 말하기 전에 산하는 진서를 데리고 다시 벤치로 가 앉았다.

생각보다 진서의 무게 감이 너무 느껴진 탓이다.

"진서가 아줌마가 마음에 들었나 보네"

산하는 찬영에게 근처에 살고 있는지 물어봤다.

"집에서 아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제가 가봐야 해서요. 진서는 저희 집에서 오빠랑 놀다가 오후쯤 제가 연락드리면 데리러 오시는 건 어떨까요?"

찬영은 산하의 말에 놀라 산하의 얼굴이 뚫어질 듯 바라보았다.

자신이 멍하게 산하를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자각했는지 정신을 차린 후 너무 민폐를 끼치는 것 같다고 진서를 데리고 가겠다고 했지만 진서가 집에 가기를 거부했다.

진서가 고집을 피우니 어쩔 수 없이 산하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초면에 너무 폐를 끼치는 게 아닐까요. 아이 둘을 보는 게 쉬운 일이 아닐 텐데요"

"제 아들은 진서보다 나이가 있어서 동생이라 잘 놀아 줄 거예요.”

"그러면 면목 없지만 부탁드리겠습니다. 댁까지는 진서 제가 안을게요"

"진서야, 아줌마가 진서 안고 아줌마 집까지 가는 건 많이 힘들 거 같은데 아빠한테 잠깐 갈까?"

산하가 진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니 진서는 그렇게 하겠다는 듯이 머리를 끄덕인 후 자기 아빠한테 자신을 모셔가라는 듯이 팔을 벌린다. 그런 딸의 모습을 본 찬영은 어이없는 웃음이 나왔지만 진서를 받아 안고 산하와 같이 집으로 향했다.


산하는 집 앞에 도착 후 진서를 건네받고 찬영에게 잠깐만 기다리라는 말을 남긴 후 집안으로 들어갔다.

산하 아들은 현관문 열리는 소리에 물컵을 들고 엄마를 맞으러 현관으로 걸어갔다.

그러다 엄마가 처음 보는 아이를 안고 들어오는 것을 보고 누구인지 물어보는 표정을 짓는다.

"여기는 진서라고 해. 진서야, 오빠 안녕하고 인사해야지."

"오빠 안녕!"

진서를 거실에 내려주니 준서와 인사를 주고받으면서 거실로 자리를 옮겼다. 거실에 앉아 오빠가 건네주는 물을 마시면서 쉬고 있는 진서를 두고 산하는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찬영한테 향했다.

현관 옆 벽에 기대어 쉬고 있던 찬영이 몸을 세워 산하를 바라보았다. 연락처를 물어보는 여자에게 자신의 연락처를 알려주고 자신도 여자의 연락처를 받았다. 산하는 진서의 정확한 나이를 물어본 후 너무 걱정하지 말고 집에 가서 쉬라고 한 후 집안으로 들어갔다.









이 글은 제가 창작한 이야기입니다.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지만 재미있게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