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live Mar 27. 2022

산토리니

블루, 그 순수의  섬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산토리니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산토리니는 모든 사람들의 여행 버킷 리스트 중에서도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을 꿈의 여행지가 되어 버렸다 포카리스웨트라는 음료광고가 오랫동안 사람들을 홀리다시피 한 결과이다 온통 파란색과 흰색의 배경속에서 웃고있던 소녀의 얼굴과 포카리스웨트라는 이름과 함께 그 광고의 배경으로 이름을 알린 산토리니라는 미지의 장소는 어떤 마법의 장소처럼 우리의 머리에 각인되었기 때문이다.  포카리스웨트라는 음료를 한번도 마셔보지 않은 사람은 무수히 많겠지만 그 광고를 한번도 안 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산토리니는 에게 해 남쪽, 그리스 본토로부터 200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 그리스의 가장 끝에 있는 크레타 섬으로부터는 110km 정도 떨어져 있어서 본토와 크레타 섬과의 거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20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키클라데스 제도의 최남단에 위치하며 원래 하나의 큰 섬이었는데 기원전 1500년경 그 근방 일대의 지형을 뒤바꾸는 커다란 화산폭발이 일어나서 섬의 많은 부분이 사라지고 분화구(칼데라)에 바닷물이 차올라 각각의 섬으로 분리되어 둥그렇게 원형을 이루고 있다. 제일 큰 섬인 본섬 티라(Thera, Thira)는 반달 모양으로 동쪽에 위치하고 있고 주도는 피라(Fira)이고 제2도시가 이아(Oia)마을이며 관광객이 제일 많이 찾는 곳이다. 배를 타고 산토리니에 찾아오는 여행자들이 제일 첫번째 발을 딛게되는 곳이 피라마을이고 그곳의 주광장인 테토코플루 주변에는 그리스의 전통 술집인 타베르나들이 여기저기서 영업 중이고 밤이 되면 술집의 불빛들이 여행자들의 발길을 잡아 끈다.       

    

  아테네 공항에서 아침 비행기(Aegean Airlines)를 타고 에게 해의 푸른 물결을 타고 넘어 1시간가량 걸려 도착한 산토리니는 맑고 순수한 얼굴로 내 설레는 가슴을 반갑게 맞아 주었다. 공항은 어디를 보나 관광객들로 이미 만원이었고 그 사람들 얼굴은 나처럼 설렘과 기대로 환하게 빛났지만 그 반대로 공항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얼굴은 피곤함과 짜증으로 얼룩져 있는 듯해서 약간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예약한 호텔은 Fira에 있는 호텔이었는데 공항에서 호텔로 전화를 거니 주소를 가르쳐 주며 피라마을로 오라고 했다. 우리가 택시로 약속한 장소에 가니 이미 어떤 남자가 기다리고 있다가 호텔 이름을 맞춰보고는 자기를 따라오라고 하며 우리 트렁크 가방을 들고 앞서서 걷기 시작했다. 우리는 두리번거리며 그 사람을 따라 걸었는데 마을의 좁은 골목을 벗어나자 곧바로 눈앞에 절벽처럼 가파른 경사의 동네가 나타났다. 그 길은 사람이나 나귀가 아니면 지나갈 수 없을 만큼  좁다랗고 경사가 심해서 차가 통과할 수 없는 곳이었기 때문에 대부분 호텔 직원이 나와서 짐을 들어주고 안내를 하는 것 같았다. 키가 좀 작고 깡마른 그 남자는 우리더러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고 물었다. 우리가 한국이라고 대답하니 어쩐지 한국사람 같아 보인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런데 그 남자도 어쩐지 그리스 사람처럼 보이지 않기에 당신은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고 물으니 자기는 알바니아 사람이라고 했다. 공산 사회주의 국가들이 몰락하고 나서 유럽 어느 곳에서나 좀 힘든 일을 하는 사람들은 주로 동유럽 사람이라는 것을 여기서도 확인하게 된 셈이다. 호텔에 도착하자 우리는 그 사람에게 좀 후하게 팁을 주었다. 우리 짐을 등에 메기도 하고 손에 끌면서 너무 힘들어 하는 것이 보였던 까닭이다. 나라가 가난하면 국민도 가난하며 세계 각국에 흩어져 살며 힘든 노동으로 생계를 꾸려 나가야 한다는 것은 진리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론 우리 앞 세대의 삶이 떠올라 서글퍼졌다.      


  도착한 호텔은 기대 이상이었다. 경사가 있는 곳이니만큼 앞으로 막힘없이 바다가 내려다 보였고 벽은 온통 하얗고 문과 창문들은 파란 색으로서 그야말로 산토리니 건물들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자그맣고 깨끗한 풀장도 있었고 곳곳에 자쿠지도 몇 개 있었다. 배정된 방에 가보니 깨끗함은 말할 것도 없고 예쁜 인테리어에다가 침대방과 거실이 따로 분리되어 꽤 넓고 안락했다. 우리는 어차피 밥은 안 해먹을 작정이었지만 작은 부엌까지 딸려 있어서 좀 더 오래 머물러도 좋겠다 라는 생각도 들었다. 출입문 앞에는 베란다가 있고 테이블과 의자도 놓여 있었다. 호텔 구조는 방, 방들이 제각각 다른 모양인 듯 했고 자세히 보니 절벽의 바위들을 파서 만든 이른바 동굴호텔이었다. 아래층의 지붕은 윗층의 베란다가 되는 구조였다. 그리고 보면 볼수록 어떻게 이렇게 바위를 깎고 파내서 집을 짓겠다고 생각했는지 그 발상이 참으로 천재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 방의 벽도 일직선은 하나도 없이 둥글둥글하고 기기묘묘한 구조로서 작은 계단을 내려가자 화장실이 있었는데 들어가보니 너무 작은데도 있을 것은 다 있었고 작은 창 너머로는 파란 바다가 한눈에 들어와서 나는 하마터면 아! 하고 소리를 내지를 뻔 했다. 생각지도 않은 구조에 투명하고 파란 바닷물이 화장실에서 보이다니!!  방의 구조는 신기함의 연속이었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방 내부는 벽이며 바닥이며 온통 하얀색이었고 거실과 분리된 침실은 다락방처럼 계단을 올라가야 만나게 되는데 천장이 낮은 대신 넓으면서도 아늑했다. 거기서도 커다란 통창 밖으로 거침없는 바다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이러한 모든 것을 사람의 손으로 일일이 파내고 만들었을 그 끈기와 집념이 새삼스럽게 너무 대단했다. 그러면서도 호텔 규모가 작지도 않고 공간 구성을 얼마나 기발하게 했는지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이런 호텔은 내 평생 처음이라 얼마나 신기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그 마을 전체의 집들과 호텔이 다 이런 식으로 지어진 걸 보니 이 사람들은 건축과 디자인, 공간구성에 천재적인 사람들이라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짐을 대충 정리하고 나서 우리는 호텔 곳곳을 둘러보았다.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동굴 호텔은 신기한 것이 너무 많았다. 풀장의 파란 물을 보니 당장이라도 뛰어들고 싶었지만 물속에 손을 집어넣어보니 아주 차가워서 조금 더 기다렸다가 한낮에 기온이 올라가면 들어가는 쪽이 좋겠다고 생각하고 돌아섰다. 그런데 여기서 무엇보다 내 정신을 빼놓은 것은 발아래 내려다보이는 바다였다. 그 형언할 길 없는 파란 바닷물을 보면 그냥 아득해 지는 느낌이었다.        


  점심을 먹기 위해 호텔 밖으로 나간 우리는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관광객들에게 치이기도 하면서 골목길에 빼곡히 들어찬 가게들을 기웃거리며 식당을 찾았다. 마침내 식당 근처 5미터 전방에서부터 맛있는 냄새가 코를 자극하는 곳으로 발이 자동적으로 움직여서 들어간 식당에서 양갈비(Lamb Chop)를 시켜서 산토리니에서의 첫식사를 했다. 그리스에서 먹는 양갈비는 뭐라고 말할 수 없는 맛이다. 양갈비를 숯불에서 구워내기 때문에 양고기 특유의 냄새도 안 나고 기름도 적당히 빠져서 최적의 맛을 선사하는데 이것을 먹고나면 그동안 최고의 맛으로 알았던 안심 스테이크니 소고기양념갈비니 뭐니 해도 다 후순위로 밀려나게 되고 어디서든 양갈비만 찾게되는데 그리스가 아닌 곳에서는 그런 양갈비맛을 느낄 수가 없어서 항상 아쉽게 생각한다. 식사 후에는 이아(Oia) 마을로 가서 다리가 아파 지칠 때까지 골목골목을 돌아다녔다. 그 마을의 가게들은 어떻게 그렇게 물건 진열을 예쁘게 해놓았는지 보는 것마다 사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기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 골목을 돌 때마다 마주치는 가게들의 앙증맞고 예쁘고 환상적인 모습은 파리 샹젤리제 거리나 뉴욕의 5번가의 화려한 명품 가게들보다 훨씬 더 흡인력이 있어서 물건을 사든 안사든 골목을 돌아다니는 재미가 그만이었다. 그 중 한 보석 가게에서 끝에 노란색의 호박 펜던트가 달린 목걸이를 보니 도저히 사지 않을 수가 없었다. 흔하지 않은 매우 특이한 모양이라서 이 목걸이는 두고두고 나의 애장품이 되었지만 몇 년 있다가 잃어버려서 얼마나 상심했는지 모른다. 내가 볼 때 그리스 사람들의 디자인과 세공 솜씨는 몹시 특이하고 독창적이고 빼어난 것 같다. 수천 년에 걸쳐 그들의 몸속을 타고 흐르는 천부적인 예술적 감각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설명할 길이 없다. 중앙광장 옆에는 이아마을의 상징과도 같은 파나기아 플라차니 교회가 있었다. 교회 안에는 선원들의 안전과 평안한 항해를 기원하는 성모의 성화가 모셔져 있다고 하는데 시간상 안에 들어가 보지는 못하고 그냥 패스했다. 그리고 나서 더 이상 걸을 수 없을 만큼 다리가 아파서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어가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그 가게는 이아 마을에서 아마도 가장 전망 좋은 카페 중 하나일 것 같았다. 때마침 서쪽 하늘에서는 서서히 해가 기울고 있었으며 그러고보니 이미 주위에는 석양을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거리가 꽉 차 있었다. 그곳이 이아 마을의 Sunset Point중의 하나였던 것이다. 그날따라 그랬는지 아니면 그곳의 석양은 항상 그렇게 황홀한 건지 모르지만 사람들이 모두 아, 하고 감탄사를 내뱉을 만큼 노을이 정말로 멋지고 환상적이었다. 사람들의 얼굴도 노을의 금빛을 받아 같이 빛났고 그 순간만큼은 모든 걱정 근심을 놓아버리고 어린애들처럼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손뼉 치며 좋아하는 모습이 사랑스러워 보였다.      


  그 다음 날은 칼데라 안에 있는 다른 무인도에 가는 당일치기 여행을 했다. 아침 9시 30분에 항구에 도착해서 옛날의 보물선처럼 생긴 돛이 높이 달린 멋있는 배를 타고 중간에 칼데라 안에 있는 팔레아 카메니(Palea Kameni)섬 근처에서 유황온천수에 잠깐 몸을 담갔다가 무인도인 네아 카메니(Nea Kameni) 화산섬 트래킹을 하고 돌아오는 코스였다. 이 화산섬들은 B.C. 1500년경에 발생한 화산 폭발로 원래 하나였던 섬이 몇 개로 나뉘어진 것들이고 그 화산폭발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크레타 섬의 미노아 문명이 파괴되고 땅 속에 묻힌 채 수천 년을 잠자게 만들었으니 얼마나 대단한 폭발이었는지 짐작할만 했다. 아직도 유황가스가 분출하고 있는 화산섬은 따지고 보면 B.C. 1500년부터 계산해서 오늘날까지 3500년 내내 그렇게 유황가스가 새어나오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을 때 유한한 인간들에 비해 자연의 장구함과 영원함은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란 인식이 새삼스럽게 머리에 스쳤다.


  산토리니의 하늘은 바다를 닮아 푸른색이다. 원래는 하늘이 푸른 것이고 그 푸른 색을 반사하는 바다가 또한 푸른색이겠지만 산토리니의 하늘을 보고 있으면 다른 어느 곳에서도 보기 힘든 그 짙은 푸른 색깔 속에 풍덩 빠져 버릴 것만 같다. 말로는 어찌 표현할 길 없는 산토리니 하늘의 푸른 색, 그것은 바다 또한 마찬가지이다. 사람의 마음을 강하게 끌어당기면서 놓아주지 않는 색이다. 에게 해의 바닷물은 산토리니 섬 주변에 오면 더욱 푸른색이 짙어지고 어쩌면 사람들은 이 진한 잉크 빛 바닷물을 보기 위해 이곳에 오는 지도 모른다. 그래서 일찍이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죽기 전에 에게 해를 볼 수 있는 사람은 복되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는지도 모른다.      


 화산섬인 산토리니는 해변이 위치한 섬의 일부 동쪽의 평평한 지역을 제외하고는 사방이 절벽으로 되어 있어서 관광객들이 즐겨찾는 이아마을과 피라마을은 절벽 위 높은 곳에 있다. 그곳 사람들은 그 절벽의 바위들을 파서 동굴 집을 만들고 그 집들의 벽과 지붕을 눈이 부시도록 하얀 색으로 칠하고 대문과 문, 창문들은 파란 색으로 칠하여 짙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하여 가슴 떨리는 색의 조합을 만들어 냈다. 집들과 골목들의 중간 중간에 그리스 정교회의 둥근 지붕들도 파란색으로 칠해져 있어 우리가 알고 있는 엽서들에서 보는 하얀 색과 파란 색의 대비가 이 섬을 그렇게 인상적으로 만들어낸다. 하얀 집들이 절벽 중간에 다닥다닥 조가비처럼 붙어서 그렇게 아스라한 풍경을 빚어내는데 그 배경인 짙은 푸른색의 하늘과 그보다 더 짙은 푸른색의 바다 때문에 세상 어느 곳에도 없는 산토리니만의 풍경이 완성된다.      


 푸른 하늘을 머리에 이고 짙푸른 물결로 출렁이는 산토리니의 바다, 작렬하는 뜨거운 태양은 섬의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위력적이다. 그 태양 아래 그리스 어디서나 눈에 띄는 빨간 꽃의 부겐빌레아는 섬 위에 있는 집들의 모든 벽들을 타고 오르거나 커다란 토기 화분에 심겨져서 섬 어디서나 지천으로 피어서 강렬한 또 하나의 풍경을 선사한다.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 하얀 벽들과 파란 창틀과 문들, 쏟아지는 노란 빛의 태양, 그리고 새빨간 꽃들의 조화!!  그것들은 사람들의 눈에 원초의 색깔들로 다가온다. 그리고는 숨 막히는 아름다움으로 우리 가슴을 조여 오는 것이다.     


  산토리니는 길게 휘어져 있어서 어디서나 다른 반대편의 섬 자락이 보인다. 그 섬의 깎아지른 절벽을 보고 있으면 주위의 사람이나 집, 건물들은 눈앞에서 사라져 버리고 태초에 이 섬이 생겨났을 적의 원래 모습을 보는 듯한 착각 속에 빠진다. 그리고 짙은 외로움과 함께 망망대해 속의 어느 절해고도에 홀로 와 있는 듯한 느낌마저 밀려온다. 화산섬인 그 섬의 검은 바위 색깔들이 주는 느낌 때문인가, 아니면 짙디짙은 푸른색의 바닷물에 둘러쳐져 있고 보이는 것은 오직 눈앞의 바다 때문인가, 몽상과 우수에 빠져들게 하는 이런 모습은 해가 지고 나서 저녁 무렵이 되면 더욱 강해진다. 어떤 바람, 어떤 신비가 더욱 강렬하게 이 섬을 싸고 돌면서 본래 이 섬이 지니고 있는 아름다움에 더해 고독의 빛깔까지 덧씌워 강렬하면서도 잊지 못할 모습으로 다가온다.     

  저쪽 건너편 섬에서 반짝이는 불빛들은 까만 어둠 속에서 자그마한 보석들을 흩뿌려 놓은 것처럼 영롱하다. 하늘 높이 떠 있던 달은 어는 틈엔가 수면 가까이로 낮게 내려앉아 수면 위로 더 밝은 빛을 비추고 있다. 당신은 밤바다 위로 교교히 흐르는 달빛을 본 적이 있는가? 은빛의 그 부드러움이란 이 세상 어느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숨 막히게 아름답다. 낮은 신음 같은 것이 터져나올 뿐이다.

     

  산토리니의 바다는 비현실적인 모습으로 우리를 유혹하고 탐닉하게 만든다.     


  나는 아직도 산토리니! 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여름만 되면 그 미로 같은 골목길에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 들어와서 어깨를 부딪치며 걸어가게 되고 지친 다리를 쉬고 갈증 나는 목을 축이느라 카페를 찾아 들어도 빈자리가 없어 이곳저곳을 들락날락해야 겨우 어딘가에서 한 자리 차지할 수 있는 그곳, 눈부신 태양 아래 눈부신 하얀 집들이 빛나는 그곳, 어디에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도 한 폭의 그림이 되는 그곳, 전 세계 여행자들에게 꿈과 환상의 목적지인 그곳, 파란 색의 둥근 교회 지붕 위에 조그만 십자가가 빛나는 그곳, 짙푸른 바닷물 앞에서 망연자실해지는 그곳, 에게 해의 그 수많은 섬들 중에서도 산토리니는 유난히 외로움과 고독을 불러일으킨다. 절대적 아름다움 앞에서 숙연해지고 먹먹해지는 그곳. 나는 그곳을 잊을 수가 없다.     


 

** 키클라데스 제도 : 인구 약 12만, 220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군도이다. 주도(州都)인 헤르무폴리스는 시로스 섬에 있다. 키클라데스란 원형이란 뜻의 영어 cycle과 같은 뜻이다. 아폴론 신의 탄생지인 델로스 섬을 중심으로 섬들이 고리 모양으로 둘러싸고 있다. 낙소스, 안드로스, 파로스 등이 가장 큰 섬들이며 각각 오랜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다. 기후도 쾌적하고 농산물 생산량도 많다. 그 외의 섬들로는 미코노스, 밀로스, 산토리니 등이 많이 알려져 있다.


Fira Santorini. copyright Souanis bros co.
작가의 이전글 로도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